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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28일 미국 국립보건원(NHI) 임상시험 사이트인 크리니컬 트라이얼에 따르면 아리바이오 AR1001 임상은 26주까지 위약군 70명, AR1001 10mg 70명, AR1001 30mg 70명으로 총 210명의 환자가 참여했다. 52주 데이터에 없던 위약군이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26주 결과를 알고 싶어 하는 상황이다.
AR1001 26주 임상의 1차지표는 ADAS-Cog 13(인지기능 평가지표), ADCS-CGIC(인지, 행동 및 기능평가) 등 두 가지를 사용했다. 2차지표는 NPI(신경정신행동검사), GDS(우울증상) 및 QoL(삶의질 평가), MMSE-2(간이 정신상태 검사), C-SSRS(자살위험성평가척도), TRAEs(치료 관련 부작용) 등을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아리바이오는 자체 플라시보군이 있었던 AR1001 26주까지의 임상 2상에서 1차지표, 2차지표 모두 P값을 달성하지 못했다. 사후 분석에서만 AR1001 단독 투여군 10mg 용량에서 P값이 0.05 이하 나왔으며, 회사 측은 향후 임상 3상 진입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임상수탁기관(CRO)에서 임상시험 결과보고서(CSR)가 아직 안 나와서 공개가 안 됐지만, 26주, 52주 모두 바이오마커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왔다. 상당히 고무적이었고 임상 3상을 들어가는 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26주 통계값 확보를 못 한 이유를 분석해보니 체질량(BMI) 지수 35이상이 나온 플라시보군 환자 패턴이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3상 디지인에서는 BMI 35이상은 빼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SK케미칼 미로데나필 특허, 2023~2025년 만료
AR1001은 2011년 아리바이오가 SK케미칼의 발기부전제 신약 미로데나필(제품명 엠빅스)을 기술이전 해온 합성의약품이다. 미로데나필의 물질특허는 국내외에서 2023년~2025년에 만료될 예정이다. AR1001은 미국 임상 2상을 마친 상황이며, 품목허가 전에 특허가 만료될 수도 있다. 앞서 다른 발기부전제 비아그라(1999년 시판)와 시알리스(2003년 시판)는 특허가 만료되자마자 국내에 수십개의 제네릭이 쏟아져 나왔다. 또 알츠하이머 신약으로 시판된다고 하더라도 편법으로 더 저렴한 엠빅스로 처방받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정 대표는 “포뮬레이션(의약품의 제형)을 바꿔서 기존 엠빅스보다 더 좋은 효과가 나오도록 했기 때문에 발기부전제로 처방해 갈 가능성은 없다”며 “다중표적 기전에 대해서 오랫동안 연구를 했고, 방어특허 3~4개를 확보했다. 물질특허에 준하는 강력한 특허를 이미 갖고 있으며, 2042년까지 방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두카누맙보다 복용 편의, 부작용도 적어”
아두카누맙보다 AR1001의 장점이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아두카누맙(상품명 아두헬름)은 지난 6월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18년 만에 나온 알츠하이머 신약이다. 정 대표는 “아두카누맙은 주사제이고, AR1001은 경구투여제로 환자의 복용이 훨씬 편리하다”며 “또 아두카누맙은 아밀로이드베타(Aβ)를 표적으로 하고 있다. Aβ 표적 약물은 독성이 심해 환자의 사망사고까지 이어질 수 있다. 반면 AR1001은 PD5와 글루코코이드 다중표적이기 때문에 부작용은 더 적고 효과는 파워풀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 임상은 2차지표 확보도 중요하다. 1차지표는 환자의 주관적인 질의응답을 받아 평가하는 분석이 많은 반면 2차지표는 의사의 객관적인 분석 지표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AR1001 52주 데이터에서 2차지표 중 하나인 우울증상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알츠하이머 환자들은 우울증이 따라오며, 우울증상 개선이 굉장히 중요한 평가 대상이다”면서 “52주 결과를 보면 우울증상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온다. 현장에 있는 의사들이 우울증상 개선의 놀라운 결과를 보고 전화 문의가 이어질 정도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