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최근 5월에도 산불이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아카시아 꽃이 피면 산불이 나지 않는다”라는 속설이 무색해지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5월 산불 발생 위험도를 예측한 결과, 평년보다 산불 발생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전남대 정지훈 교수팀과 광주과학기술원 윤진호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1981년부터 지난해까지 지난 40년간의 봄철 산불 위험지수 시계열 변화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기상인자들간의 상관분석을 실시했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5월 산불 발생은 엘니뇨·라니냐의 영향을 받은 서태평양 지역 대류 활동과 그에 따른 동아시아 지역 기후 특성과의 연관성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5월 산불 발생위험과 상관성이 높은 기후인자는 3·4월 서태평양 지역의 해수면 온도, 동서 바람, 상대습도 등이며, 이러한 인자들을 분석한 결과 평년보다 위험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 3월 동아시아 지역은 평년보다 다소 습윤한 상태였지만 4월 중순 이후 라니냐가 소멸되는 과정에서 건조한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또 서태평양 지역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며, 동아시아 지역의 기온도 평년보다 높아졌다. 이에 따른 영향으로 우리나라 주변으로는 강한 동서 바람이 불고 습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산림청 산불통계분석 결과에 따르면 연중 5월에 발생한 산불 비율은 1990년대 6%에서 2000년대 7%로, 2010년대에는 10%로 높아졌다. 특히 2019년은 전체 산불 중 15%가 5월에 발생했다. 3~4월에만 발생했던 100㏊ 이상의 대형산불은 2017년 2건에서 지난해 1건이 발생하는 등 5월에도 대형산불이 발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권춘근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산사태연구과 박사는 “기후·기상 자료의 과학적 분석을 통한 산불 발생위험 예측으로 보다 먼 기간의 산불 위험 예보와 위험변화의 선제적 대응체계를 마련해 산불 관리능력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