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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매우 유능한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부장관이 내년 1월1일부터 국방장관 대행을 맡는다는 것을 알리게 돼 기쁘다. 그는 잘 해낼 것”이라고 적었다. 당초 내년 2월28일로 예정돼 있던 매티스 장관의 퇴진일을 12월31일로 앞당긴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절차를 무시한 인사 조치라고 지적했다.
앞서 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방침에 반발, 지난 20일 사임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다. 그는 서한에서 “동맹국에 존중을 보여주지 않고서는 우리의 이익을 보호하거나 그런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고 밝히는 등 트럼프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남겼다. 그러면서도 임기 종료일까지 업무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비판한 매티스 장관에 대한 분을 이기지 못하고 조기 퇴진을 추진하게 됐다고 뉴욕타임스 등은 전했다. 처음 매티스 장관이 사임 의사를 밝혔을 때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그를 칭찬했다. 하지만 매티스 장관의 서한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정적인 보도가 연일 쏟아진 것이 화를 돋구게 만들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CNN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매티스 장관의 사퇴에 관한 많은 보도에 화가 나서 당초 계획보다 일찍 그에게 떠날 것을 강요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매티스 장관을 불명예스럽게 해임했을 때 나는 그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줬다”고 꼬집었다.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3년 매티스 장관이 미국 중부사령부 사령관으로 재직하다 해임됐음에도 자신이 국방부 장관으로 앉혔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그가 화가 나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매티스 장관 후임으로 낙점된 섀너핸 부장관은 워싱턴주 출신으로 시애틀 워싱턴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대학원을 졸업한 뒤엔 1986년 항공사 보잉에 입사했다. 보잉에서 30년 넘게 방산 관련 업무를 맡은 그는 제조 공정과 공급망을 담당하는 수석 부사장을 지내다가, 작년 7월 의회 인준을 거쳐 국방부 부장관 자리에 올랐다. 보잉에서 다양한 보직을 거치면서 미군의 미사일 발사 프로그램과 육군 항공기 업무와 관련해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