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예술센터 첫 인형극 '손 없는 색시' 26일 개막

장병호 기자I 2018.04.18 08:41:02

예술무대산 공동제작
기존 설화 현대사회 이야기로 재해석
"고통과 슬픔 어떻게 견뎌내는가"

남산예술센터 인형극 ‘손 없는 색시’ 콘셉트 이미지(사진=서울문화재단).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예술무대산과의 공동제작으로 인형극 ‘손 없는 색시’를 오는 26일부터 5월 7일까지 무대에 올린다.

창작 초연 중심의 제작극장을 표방하고 있는 남산예술센터는 장르적 경계가 사라지는 현대예술의 동시대적 특성을 반영하는 낯선 작품들을 매년 소개하고 있다. 올해는 인형과 오브제가 주인공인 ‘손 없는 색시’를 시즌 프로그램으로 선정했다. 남산예술센터에서 인형극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품은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러시아·유럽 등 세계 전역에 퍼져 있는 ‘손 없는 색시’ 설화와 민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계모의 모함으로 양손이 잘려 쫓겨난 색시가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지만 갓난아이와 다시 내쫓겨 우물에 떨어지는 아이를 잡으려는 순간 양손이 되살아난다는 이야기를 새롭게 재해석했다.

극작가 경민선은 손이 없어졌다 재생되는 기존 서사 구조를 손이 스스로 떨어져 나간다는 상상으로 비틀어 현대사회의 상징적인 이야기로 담아냈다. 경 작가는 “욕망을 상징하는 손이 떨어져 나간다는 것은 인간에게는 죽음과도 같다”면서 “구조화된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우연히 겪게 되는 죽음과도 같은 고통과 슬픔을 어떻게 견뎌내고 삶을 이어가는지에 관한 호기심에서 시작해 이 희곡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연출가 조현산이 이끄는 예술무대산은 ‘달래이야기’ ‘꺼내지 못한 이야기-상자’ 등 개성 있고 완성도 높은 인형극을 선보여왔다. 무거운 주제를 다양한 오브제와 결합해 ‘인형극은 아이들 공연’이라는 편견을 깨는 작품들을 창작해왔다. 조 연출은 “인형의 표정은 단 하나뿐이라 인형극을 보는 것은 마치 은유가 장착된 시를 읽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28일 공연이 끝난 뒤에는 경 작가, 조 연출 등이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 어린이날인 5월 5일에는 1962년 완공된 최초의 현대식 극장인 남산예술센터의 역사와 무대 곳곳을 살펴볼 수 있는 ‘극장투어’를 진행한다. 공연 개막과 함께 희곡집을 출간해 극장 로비 및 주요 서점에서 판매한다. 6월에는 어린이 대상 창작그림 동화책도 발간할 예정이다.

티켓 가격은 전석 3만원. 남산예술센터, 인터파크, 대학로티켓닷컴, 클립서비스, 예스24공연, 옥션 예매사이트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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