쌉싸름한 '몰트 맥주' 삼국지..오비가 한발 앞섰다

안승찬 기자I 2015.04.23 09:30:57

더프리미어오비-클라우드-뉴 맥스 '뜨거운 경쟁'
月 1500만병 안팎 더프리미어오비 선두권
'클라우드' 공장 증설..'맥스' 리뉴얼로 거센 추격

국내 맥주 3사의 몰트 맥주 제품. 왼쪽부터 오비맥주의 ‘더프리미어오비’, 롯데주유의 ‘클라우드’, 하이트진로의 ‘크림生올몰트 맥스’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몰트 맥주 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롯데주류의 ‘클라우드’로 바람이 불기 시작한 몰트 맥주 시장은 오비맥주의 ‘더프리미어오비’, 하이트진로(000080)의 ‘크림生올몰트 맥스’가 더해지면서 3파전으로 커졌다.

몰트 맥주는 물과 맥아, 홉만을 넣어서 만든 맥주를 말한다. 다른 부가물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에서 100% 보리맥주라고 부른다. 맥아 이외에 전분, 쌀, 옥수수 등을 섞어 만드는 일반 맥주와 비교하면 맛이 쌉쌀하지만 깊은 풍미가 나는 게 특징이다.

국내 맥주 시장은 정체돼 있지만, 몰트 맥주는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롯데마트에서 지난해 팔린 국산맥주의 23.2%(매출 기준)가 몰트 맥주였다. 한해 전에는 비중이 17.1%였다.

(단위=만병, 500㎖ 기준, 자료=각사 추정치)
국내 몰트 맥주 시장에 판매 1위를 달리는 곳은 오비맥주의 더프리미어오비다. 기존 몰트 맥주였던 ‘오비골든라거’의 생산을 접고 지난해 11월부터 더프리미어오비를 출시했는데, 월 판매량이 1400만~1600만병(500㎖ 기준, 업계 추정치)에 달한다.

오비맥주가 대형마트의 재구매율(같은 제품을 2회 이상 재구매 하는 비율)을 조사한 결과, 더프리미어오비의 출시 첫 주 6.1%였던 재구매율은 이달 초 24.4%까지 상승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더프리미어오비가 경쟁사 제품보다 재구매율이 높은 것으로 나온다”면서 “풍부한 향과 맛의 차별성 때문인지 골든라거 때보다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롯데주류의 클라우드는 100% 보리 맥주와 발효 원액에 추가로 물을 타지 않은 ‘오리지널 그래비티 공법’을 강조하며 지난해 국내 몰트 맥주의 흥행을 이끈 주역이었다. 하지만 초기 생산량이 많지 않아 월 평균 1100만병가량 판매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지난 3월 생산량을 두배로 늘려 판매 확대가 예상된다.

하이트진로의 맥스는 지난해 월 평균 930만병이 팔렸다. 하이트진로는 ‘뉴하이트’ 등 신제품 마케팅에 치중하느라 맥스 판매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다만 가정용이 아닌 맥스 생맥주 판매까지 포함하면 월 2500만병 수준으로 수치가 훌쩍 뛴다.

하이트진로는 21일 기존 맥스를 리뉴얼한 ‘크림生올몰트 맥스’를 선보이며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새로운 효모를 사용하고 저온 슬로우 발효공법을 적용해 크림거품의 품질을 높였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맥스의 가격은 국내 맥주 3사의 몰트 맥주 중에서 가장 낮다. 맥스의 출고 가격은 500㎖ 병 기준으로 1079원이다. 더프리미어오비는 1082원, 클라우드는 1250원으로 맥스보다 조금 비싸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은 “뉴하이트에서 마련한 턴어라운드 기회를 맥스의 성장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맥주시장이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동안 수입맥주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이건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진한 맛의 몰트 맥주 시장의 성장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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