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좋은 취지 행사였는데, 잘 마무리됐으면.."

유재희 기자I 2014.10.19 18:14:34

판교 환풍구 사고 빈소, 동료 등 애도 발길 이어져
곽재선 이데일리 회장 등 빈소 조문
“최선 다해 사고 수습하겠다” 고개 숙여

[이데일리 특별취재팀] 판교 환풍구 추락 사고 발생 3일째인 19일 분당 제생병원 등 6개 병원에 분산된 사고 희생자 빈소에는 지인과 직장 동료들의 추도 발길이 이어졌다.

분당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김모(40)씨의 빈소를 찾은 그의 직장 동료는 “컴퓨터도 켜 놓은 채 잠깐 쉬러 나간 건데 그게 마지막이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성남 중앙병원 장례식장 2층에 마련된 김모(27·여)씨의 빈소에도 직장 동료 수십 명이 찾아 침통한 표정으로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김씨는 소지품 없이 사원증만 목에 건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져 조문객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공연장 인근 엔지니어링 업체에 근무하다가 사고를 당한 이모(45)씨의 빈소에도 직장 동료들이 찾아 슬픔을 나눴다. 사고 직전 한 직장동료와 통화하다가 갑자기 연락이 끊긴 이후 동료들이 성남지역 병원을 돌아다니며 인상 착의를 확인해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 주관사인 이데일리의 곽재선 회장과 김형철 사장 등 10여 명도 이번 사고로 숨진 희생자들의 빈소가 마련된 분당 제생병원과 분당 서울대병원, 성남 중앙병원 등을 차례로 찾아 조문을 마친 후 유가족들에게 사과했다.

분당신도시 성남중앙병원에서 곽 회장의 조문을 맞은 한 유가족은 “좋은 취지로 진행한 행사인데 이런 사고가 발생해 너무 안타깝다”며 “정부나 주관사가 세월호 사건 이후 발 빠르게 대처하는 것 같은데 잘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 강남병원의 또 다른 유가족은 “행사를 준비하면서 (안전 대책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느냐”며 “고인의 자녀가 세 명인데 대학까지 걱정 없이 다닐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며 울먹였다.

이에 대해 곽 회장은 “대책본부에서 결정하는 대로 최선을 다해 수습하겠다”며 “유가족 중 어린아이들이 많은 만큼 장학재단을 통해 장학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판교 환풍구 추락 사고 유가족협의체는 지난 18일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만들지 않는 데 합의한 바 있다. 한재창(42) 유가족협의체 간사는 이날 오후 성남 분당구청 사고대책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더 이상 국가적 이슈를 만들지 않고 조용히 장례를 치르자는 데 유가족들이 뜻을 모았다”며 “사망자 유가족들이 사안을 빨리 끝내고 싶다며 합동분향소를 차리지 않고 개별적으로 장례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9일 오전 서울 삼성병원에서 사고 희생자의 첫 발인이 이뤄진 것을 시작으로 20일에도 5명의 발인이 추가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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