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금융규제와 관련된 국제공조에 대해 "외환리스크 관리, 낙후된 금융 산업의 업그레이드 등 신흥국의 고민과 관점이 반영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과 ADB가 공동주최한 국제금융컨퍼런스에 참석, 오찬사에서 "바젤Ⅲ, 글로벌-SIFIs에 대한 규제, 장외파생상품 및 신용평가사 통제장치 필요성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이것으로 충분치 않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또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 금융피난처(Financial haven) 등 규제사각지대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신평사들은 `갱도 안의 카나리아`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갱도 안의 카나리아는 19세기 무렵 광부들에게 보이지 않는 유해가스를 감지하고 위험을 예고해주는 역할을 해왔다. 신평사들이 세계 경제위험을 미리 예고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박 장관은 글로벌 금융규제의 트렌드 변화를 소개하면서 "금융자유화와 자본자유화가 금융혁신 촉진, 자본의 효율적 배분에 기여했지만 자본자유화는 국가간 대규모 채권·채무관계를 거미줄처럼 형성해 위기의 전염통로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신흥국들은 노령화 등 미래 도전에 응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재정건전성을 관리해야 한다"면서도 "성장잠재력 배양을 위한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제성장 없이 지속가능한 재정구현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한편 박 장관은 "아시아 입장에서 현재 경제상황을 월드컵 축구에 비유하면 유럽 축구강국들이 속한 `죽음의 조`"라며 "유럽재정위기의 근본인 부채위기(debt crisis)는 궁극적으로 경제성장과 적정수준의 인플레이션으로만 해결될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어려운 시기를 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로고프(Kenneth S.Rogoff)와 라인하트(Carmen M. Reinhart)의 말을 인용, "금융와 실물부문이 결합한 위기에서 경제가 회복하는데는 평균 7년이 소요된다"며 "현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년차일 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