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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또 `콜금리 인하`에 베팅할까

이정훈 기자I 2004.10.05 11:15:19

이틀째 순매수..은행·건설·유통주 입질 `기대 반영`
`기정사실화된 호재`..깜짝 액션은 없을 듯

[edaily 이정훈기자] 지난 8월 전격적인 콜금리 인하 직전 은행주와 건설주, 유통주 등 소위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들을 중심으로 주식을 대거 선취매한 외국인의 선견지명이 이번에도 발휘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전일 1868억원에 이르는 주식 순매수를 기록한데 이어 이날도 오전 10시50분까지 700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9월15일 이후 연일 순매도하던 매매패턴에서 갑자기 돌아선 것. ◆8월 이후 일별 외국인 주식 순매수 특히 외국인은 전일 은행주를 212억원 어치 순매수한데 이어 이날도 17억원 어치 순매수하고 있다. 또 건설주는 1일 41억원, 4일 68억원, 5일 52억원을 사들였고 유통주도 이날 14억원 어치 각각 순매수하고 있다. ◆8월 이후 일별 외국인 은행·건설·유통업 순매수 물론 절대 규모면에서는 전기전자업종 주식을 더 많이 사고 있지만, 지난달 중순 이후 은행주와 건설주, 유통주를 적극적으로 처분하던 것에 비하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외국인의 매매패턴은 추가적인 콜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표금리가 콜금리 아래로 내려가면서 시장에서의 금리인하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데다 내수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물가는 비교적 안정돼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상황. 특히 지난 8월 25bp의 전격적인 콜금리 인하 직전에도 외국인은 사전에 정보를 포착하기라도 한듯이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주식을 큰 폭으로 선취매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선임연구원은 "외국인이 주식을 골고루 산다는 느낌"이라며 "콜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관련 수혜주에 대해 매수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장 전망을 차치하고라도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자체적으로 이미 추가적인 콜금리 인하를 예상해오고 있다. HSBC는 "한국이 꼭 필요로 하는 것은 사전적인 정책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은행은 향후 몇 분기동안 정책금리를 최소한 50bp 인하해 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도 "한국의 기준금리가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며, 한국 경제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현상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 대한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고 밝혔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CGM)은 "지난 8월 금리인하가 3분기 소비심리나 통화 공급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하는 등 콜금리 인하로 내수 경기를 부양시키는데 실패했다"며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도 "콜금리 인하와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수출둔화 역풍과 내수 부진을 막는 데 제한적"이라면서 "연내 콜금리가 25bp 정도 인하된 후 내년에도 50bp 더 내려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금통위에서 콜금리가 인하된다 하더라도 지난 8월과 달리 `서프라이즈`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외국인의 베팅 강도도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김학균 선임연구원은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이미 추가적인 콜금리 인하는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외국인들로서도 지난 8월과 같이 선취매에 따른 깜짝효과를 얻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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