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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웃어주셨던 선생님이 왜…” 스승 잃은 제자들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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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원 기자I 2025.05.27 09:56:23

제주교사노조, 숨진 교사 A씨 제자들 편지 공개
편지 중 ‘제도적 개선 요구’ 목소리도
“교사가 학생 지도 행위로 민원 받는건 정당치 않아”
“선생님들의 교권 지켜주고 강화해달라”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지난 22일 제주 한 중학교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된 40대 교사 A씨에 대한 제자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주교사노동조합은 26일 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A씨 제자 50명이 써내려간 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평소 A씨의 별명을 부른 것이 미안하다는 고모 군은 “선생님께서 복도 끝에서 웃으며 인사를 건네주시던 모습이 선명하다”며 “이렇게 글로 선생님을 불러야 하는 현실이 슬프고 고통스럽다”고 밝혔다.

고 군은 “언제나 어려운 처지에 있는 학생을 돌봐주셨고 언제나 우리 곁에 계셨다”며 “그런 선생님께서 그토록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셨다는 걸 우리는 빨리 알아채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A씨를 보며 자신도 교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는 김모 군은 “수업하실 때도 일상에서도 선생님은 학생들이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이끌어주셨다”며 “짓궂은 장난을 잘 받아주시고 어떤 질문에도 성심성의껏 답변해주셨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학생들은 A씨를 ‘늘 학생들을 걱정했던 분’ ‘열정적으로 수업해주셨던 분’ ‘친구처럼 학생 한 명 한 명의 마음을 살펴주던 선생님’으로 기억했다.

편지에는 이번 사망 사고에 대해 책임을 묻고 제도적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중학교 내내 A씨의 과학 수업을 들었다는 김모 군은 “처음 수업을 들었을 때 너무 재미있고 신선했던 기억이 난다”며 “그런 선생님이 지속적인 갈등으로 괴로워하시다가 돌아가셨다는 게 너무 화가 난다. 부디 잘 조사해서 억울함이 밝혀지면 좋겠다”고 했다.

자신을 지난해 졸업생이라고 밝힌 또 다른 김모 군은 “교사가 학생을 지도하는 행위로 민원을 받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3년간 A씨에게 배웠다는 현모 군 또한 “교권이 무너짐으로 한 사람의 삶이 망가지는 것을, 누군가의 아버지가 사라지는 것을, 또한 참된 스승을 잃어버린다는 것을 느꼈다”며 편지를 써 내려 갔다.

그러면서 교육 당국에 “다시는 이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권을 지켜주고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제주교사노조 측은 “공개된 편지는 제자들이 다시는 참된 선생님들이 이러한 억울한 죽음이 생기지 않도록 더 나은 교육환경을 만들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보내는 글”이라며 “이 글들이 선생님의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히고 다시는 이러한 안타까운 참된 선생님의 죽음이 발생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사진=제주교사노동조합 홈페이지)
앞서 지난 22일 제주의 한 중학교 창고에서 40대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 측은 담임을 맡은 반 학생의 가족이 하루 10차례 이상 교사 개인에게 전화해 민원을 제기하면서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전했다.

한편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지난 23일 제주도교육청 앞마당에 마련된 고인의 분향소를 찾아 헌화한 뒤 “서이초 사건 이후 마련한 대책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국적으로 민원 관련 대책을 다시 점검하고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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