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은 올 5월까지만 해도 코로나19 대유행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전년대비 두자릿수 증가 흐름을 이어갔으나 이후 둔화 흐름이 이어지며 10월 이후 전년대비 감소 전환했다. 특히 10월 마이너스(-) 5.7%를 기록한 데 이어 11월 -14.0%로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국가별로는 중국의 부진이 심화했다. 이 기간 반도체 수출액(26.3억달러)은 27.6% 줄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반도체 가격 약세 전환 여파다. 철강(10.0억달러·37.1%↓), 자동차부품(5.5억달러·23.2%↓), 무선통신기기(4.7억달러·46.6%) 등 주요 품목 대부분이 부진했다. 반도체 수급 차질에서 벗어난 승용차(14.0억달러·42.1%↑)의 선전만으로 이를 만회하기는 역부족이었다.
대(對)중국 수출액(33.8억달러)은 무려 34.3% 줄었다. 그밖에 미국(25.5억달러·2.0%↓)과 유럽연합(20.0억달러·4.3%↓), 베트남(14.9억달러·23.7%↓) 등 거의 모든 주요 지역 수출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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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간 수입액도 7.3% 줄어들기는 했지만 203억달러로 수출액을 크게 웃돌았다. 최근 국제 시세가 하락 추세라고는 하지만 원유(33.2억달러·24.7%↑)·가스(22.2억달러·34.1%↑) 등 에너지 수입 부담은 여전히 컸다.
연간 누계 수출액은 전년대비 6.8% 늘어난 6444억달러로 역대 최대이던 지난해를 20일 앞당겨 돌파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역대 최대인 6800억달러 수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최근 수출 둔화세와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의 무역적자로 빛이 바래게 됐다. 지금까지 누적 무역적자 규모는 475억달러로 이전 역대 최대 무역적자인 206억달러(1996년)의 두배를 훌쩍 뛰어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