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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인 반도체 실타래 풀고 미래 먹거리도 점검…JY 방미 '강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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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기자I 2021.11.14 17:00:03

이병철 34주기 불참한 채 일주일 이상 머물 듯
파운드리 고객사 회동 및 新공장 투자 속도
정관계 인사 접촉 땐 공급망 자료제출 논의도
캐나다 AI 연구센터 들러 미래 먹거리 등 점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캐나다·미국 출장을 위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신중섭 이준기 기자] 1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미국·캐나다 출장은 이미 예견됐던 사안이다. 당장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제2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부지 선정을 비롯해 미 정부의 반도체 공급망 자료 제출 논란과 반도체 기업 지원 법안 논의 등 이 부회장이 현지 업계 인사들은 물론, 정관계 인사들을 직접 만나 풀어야 할 굵직굵직한 현안이 널려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부터 챙길 듯

사실 삼성전자가 직면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2021~2023년 생산능력 확충속도를 지난 3년 대비 2배로 늘려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겠다고 공언했다. 여기에 파운드리 분야 후발주자인 미국 인텔도 어떻게든 삼성전자를 뒤쫓으려고 혈안이 돼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따라서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을 계기로 제2 파운드리 공장 부지를 확정 지을 공산이 크다. 현재로선 공장 부지로 미국 내 5개 후보 지역 중 텍사스주 테일러가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현재 파운드리 공장이 있는 오스틴을 비롯해 애리조나주 굿이어·퀸크리크, 뉴욕시 제네시 카운티 등이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으나 테일러가 최적의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5월 한·미 정상회담 당시 170억달러 규모의 제2 파운드리 공장 증설 투자 계획을 공식화했다.

물론 변수도 있다. 공교롭게도 이 부회장이 북미에 머무는 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잡힌 것이다. 전방위적 패권 경쟁에 돌입한 양국은 반도체 공급망 등을 놓고 치열한 기싸움에 나설 것이 뻔하다. 양국 모두에 반도체 생산기지를 둔 삼성전자로선 현 시점에서 미국 내 제2 파운드리 공장 투자를 발표해야 하는 껄끄러운 상황에 직면한 모양새다.

이 부회장은 기존 파운드리 공장이 있는 오스틴도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오스틴에 삼성전자 파운드리 고객사인 엔비디아·퀄컴 등이 자리하는 만큼 이 부회장이 오스틴 공장을 방문한 후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와 만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캐나다·미국 출장을 위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아직 구체화하진 않았으나 재계 안팎에선 이 부회장이 미국 연방정부 및 정가 인사들과 잇달아 접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압박에 못 이겨 반도체 공급망 자료를 미 상무부에 제출한 바 있다. 고객 관련 정보 등 기밀 자료를 제외하면서 한고비는 넘긴 모양새지만, 미국발(發) 반도체 리스크는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 상무부가 제출 내역이 흡족하지 않을 경우 추가자료를 요구할 공산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 중인 5년간 520억달러(약 61조6300억원) 규모의 보조금 지급 법안에서 미국 기업들이 자국 기업에만 혜택이 가는 방향으로 여론몰이에 나선 만큼, 이 부회장 역시 맞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물론, 상원에서 처리된 법안엔 외국 기업을 차별하는 내용은 없으나 하원 논의 과정에서 ‘해외 기업에는 보조금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인텔 등 미 기업의 입김이 작용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출장의 방점은 ‘반도체’에 먼저 찍힐 것으로 보인다”며 “이 부회장이 지난 8월 가석방으로 출소할 수 있었던 것도 반도체와 백신이라는 두 분야에 대한 해결사 역할을 할 것이란 국민의 기대감 때문이었다”고 했다.

미래 먹거리도 ‘점검’

이 부회장은 ‘미래 먹거리’ 점검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출장길에서 가장 먼저 캐나다 토론토·몬트리올에 있는 삼성전자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방문할 예정이다. 삼성은 지난 8월 향후 3년간 AI와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 5G 차세대 통신, 로봇 등에 240조원의 신규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 부회장은 오는 25일 전에 귀국해야 한다. 매주 열리는 삼성물산 합병·삼성바이오로직스 부정 회계 의혹 관련 재판에 참석해야 하기 탓이다. 이번 출장 역시 이번주 대학수학능력시험(18일)으로 재판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따라서 19일 예정된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 34주기 추모식에는 참석하지 못할 전망이다.

재계 안팎에선 이번 이 부회장의 출장을 두고 지난달 25일 고 이건희 회장 1주기 당시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는 뉴 삼성 비전의 첫걸음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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