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수술 전 환자의 무릎 형태를 그대로 재현하는 맞춤형 관절 치환술이 무릎 인대가 받는 스트레스를 줄여, 수술 후 환자의 만족도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정형외과 고인준 교수팀은 가톨릭대학교 응용해부학교실 곽대순 교수, 세종대학교 기계공학과 임도형 교수와 공동으로, 시신 연구를 통해 한쪽 무릎에는 기존의 관절 치환술을, 다른 한쪽에는 맞춤형 관절 치환술을 시행한 후, 수술 전후로 무릎 안쪽 측부 인대에 가해지는 긴장도를 비교 분석했다.
고 교수팀이 비디오 신율계(Video Extensometer)를 이용해 각각 다른 방식의 무릎 관절 치환술의 인대 긴장도를 비교한 결과, 환자 맞춤형 관절 치환술에서는 수술 전과 같은 정상에 가까운 긴장도가 유지되지만, 기존의 수술법을 적용한 무릎은 수술 후 훨씬 높은 긴장도가 나타난 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비디오 신율계란 고해상도의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해 물리적 부하를 받는 재료의 변형량을 정확히 측정하기 위한 도구로 근막, 피부, 장내조직 같은 손상되기 쉬운 생체 연조직의 변형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된다.
무릎 관절 치환술은 중증으로 진행된 퇴행성 관절염에 적용할 수 있는 수술로, 손상된 관절을 제거한 뒤, 금속과 플라스틱 재질의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법이다. 고령화와 생활 방식의 서구화로 무릎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관절 치환술이 필요한 환자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무릎 관절 치환술은 환자의 무릎 변형이나 연조직(인체의 근육, 근막, 건, 인대, 관절낭, 피부, 지방 등과 같이 뼈나 연골을 제외한 조직)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인 골절제와 연부조직 균형을 맞추는 수술이 주를 이뤘는데, 이 때문에 무릎 전체의 생체역학(힘에 의해 일어나는 인체의 운동성과 관절 부위의 상호작용) 변화가 나타나며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고 기능이 소실되는 한계를 보여 왔다.
환자 맞춤형 관절 치환술의 경우, 환자의 무릎 변형 형태에 맞춰 골절제를 시행하고, 연조직의 긴장도는 유지해 환자의 생체역학을 그대로 보존하는 장점을 지녀 현재 임상에서 많이 적용되고 있으나, 지금까지 우수한 임상결과를 뒷받침하는 생역학적 기초연구가 부족한 실정이었다.
고인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디오 신율계를 활용해 수술 전후의 인대 긴장도를 비교 분석한 세계 첫 연구로, 기존의 수술법에 비해 환자 맞춤형 관절 치환술이 만족도가 높다는 근거를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면서 “무릎의 내측 측부 인대는 무릎이 안쪽으로 뒤틀리는 것을 방지하는 핵심적인 인대로써, 관절의 생체역학을 정상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수술 예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유럽무릎관절학회 공식학술지 ‘Knee Surgery, Sports Traumatology, Arthroscopy’ 최근호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국책 연구과제의 일환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