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화약고' 중동 정세 다시 요동친다

김정남 기자I 2021.08.29 17:45:36

미, IS-코라산 보복 공격…2차 테러 우려↑
미 "36시간 내 테러 가능성…극도로 위험"
또 후폭풍 직면한 바이든…탄핵 주장까지

지난 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을 경비하는 미국 해병대원이 국외로 탈출하려는 아프간 가족의 아기를 안고 어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김무연 기자]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 테러를 자행한 무장 조직인 이슬람국가-호라산(IS-K)에 보복 공격을 가하면서 ‘세계의 화약고’ 중동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미국의 보복 공습에 반발한 무장조직이 추가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도 커진 상태다. 오는 31일(이하 현지시간) 미군의 아프간 철수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아프간 현지 상황은 한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행크 테일러 미국 합참 소장은 28일 미 국방부 브리핑에서 “두 명의 고위급 IS 목표물이 사망했고 한 명은 다쳤다”며 “민간인 사상자는 없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날 무인항공기(드론)를 이용해 IS-K 지도부를 타격할 목적으로 아프간 동부 낭가하르주(州)에서 공습을 감행한 결과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목표물은 IS-K의 기획자와 협력자”라고 말했다.

이번 공격은 지난 26일 카불 공항 인근에서 IS-K 주도의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한 이후 이뤄졌다. 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을 포함한 190여명이 숨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보복 공습 직후 “이번 공격이 마지막이 아니다”며 군사적인 추가 응징을 천명했다.

당장 우려되는 건 2차 테러 가능성이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주말인 이날 백악관 상황실을 지키면서 군 수뇌부에 “향후 24~36시간 안에 2차 테러 가능성이 높다”며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라고 했다. 카불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날 안보 경보령을 통해 “구체적인 (테러) 위협이 있다”고 고지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후폭풍에 직면해 있다.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와 맞물려 탈레반의 전광석화 같은 아프간 정권 장악으로 정치적인 타격을 입은지 얼마 되지 않아 또 카불 공항 대피 작전을 수행하던 미군 13명이 테러로 숨지는 대형 악재가 터졌다. 야당인 공화당 일부에서는 대통령 탄핵 주장까지 나왔다.

전세계 금융시장은 긴장 속에 중동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국정 동력을 잃을 경우 추가 인프라 부양책 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고, 이는 곧 주식 같은 위험자산 가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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