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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딸 대소변 먹여 학대·살해한 母, 징역 30년 불복 항소

이선영 기자I 2021.07.28 10:03:51

A씨, B씨와 재혼 후 딸 35차례 학대
학대 이유는 ''거짓말·대소변 처리'' 문제
法, 지난 22일 A씨 부부에 징역 30년 선고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초등학생인 8살 딸에게 식사를 제대로 주지 않고 대소변을 먹여 학대하고 살해한 20대 친모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사진=연합뉴스)
28일 인천지법에 따르면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A(28·여)씨는 최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A씨와 함께 기소돼 같은 형을 선고받은 A씨의 남편 B(27·남)씨는 이날 현재까지 재판부에 항소장을 내지 않았다. 구형과 같은 형이 선고됐는데도 검찰이 항소하면서 B씨는 A씨와 함께 항소심을 받아야 한다.

이들의 항소심은 서울고법에서 열릴 전망이다. 1심 법원이 소송기록을 정리해 서울고법으로 넘기면 항소심을 담당할 재판부가 결정된다.

앞서 A씨 부부는 지난 3월 2일 인천시 중구 한 빌라에서 초등학교 3학년생인 딸 C(8·여)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C양은 사망 당시 얼굴, 팔, 다리 등 몸 곳곳에 멍 자국이 있었고 110㎝의 키에 몸무게는 13㎏으로 또래 평균(26㎏)에 비해 심한 저체중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검 감정서에는 ‘온몸에 살이 없어 뼈대만 드러났고 지방층도 손실돼 없으며 위와 창자에 내용물도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과 검찰 조사 결과 A씨 부부의 학대는 C양과 C양의 오빠(10·남)가 3년간 아동복지시설에서 지내다가 집으로 돌아온 2018년 1월 시작됐다. A씨는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C양과 아들을 낳았고 이혼한 뒤 2017년 B씨와 혼인했다.

이들은 C양이 거짓말을 한다거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했다는 이유로 온몸을 마구 때리고 1시간 동안 손을 들게 하거나 ‘엎드려 뻗쳐’를 시키는 등 35차례나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8월부터는 대소변 실수가 잦다며 C양에게 맨밥만 줬고 같은 해 12월부터 사망 전까지는 하루 한 끼만 주거나 물조차 주지 않고 굶기기도 했다.

10월에는 대소변 실수를 했다며 C양을 화장실로 데리고 간 뒤 변기에 있는 대변을 먹게 했다.

A씨는 또 소변도 빨대로 빨아 먹게 한 뒤 그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했으며 대변이 묻은 팬티를 1시간 동안 입에 물고 있게 하는 가혹행위도 반복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 3월 2일 오후 “C양이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는 심정지 및 사후강직 상태의 C양을 발견해 병원으로 긴급이송했지만 끝내 숨졌다.

이에 지난 22일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선고 공판에서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상습 아동학대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와 그의 남편 B씨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또 각각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훈육이었다고 주장하지만 학대 강도 등을 보면 정상적이지 않았다. 피해자는 만 8세로 신체적 방어 능력이 부족한 아동이었지만 학대로 인한 신체적 고통은 극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모로부터 제대로 사랑을 받지 못한 피해자가 느꼈을 고립감과 공포도 상상 조차 할 수 없을 정도였을 것이다. 범행 경위와 범행 기간 등을 보면 피고인들의 죄질이 극도로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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