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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에서 윤 씨는 32년 만에 누명을 벗은 심정이 어떠냐는 질문에 “홀가분하고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라고 답했다.
그는 “30년 묵은 체증이 한 번에 뻥 뚫린 것 같다”며 “기분은 말할 수 없이 좋다. 그냥 날아가는 기분(이다.) 전과자라는 신분을 갖고 산다는 게 참 힘들지만, 꾹 참고 열심히 살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했다.
근황을 묻자 윤 씨는 “평상시랑 똑같이 지내고 있다”며 “직장을 다니고 있고, 아는 지인들도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사람이 알아본다. 길을 가다가 알아보시는 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윤 씨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윤 씨는 “웬만하면 눈물을 흘리지 않는데, 오늘은 좀 눈물이 나온다”며 “내가 울어본 게 어머니 돌아가셨을 때, 그리고 무죄 받고 그 다음 날에 한번 울었다. 한이 맺힌 게 북받치니까 눈물이 안 멈춰지더라”라고 전했다.
이춘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씨는 “재심 공판에서 이춘재가 증인으로 나왔다”며 “이춘재가 직접 미안하다고도 얘기했고 인사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춘재가 원래 우리 동네 3년 선배다. 이춘재 동생은 어렸을 때 동네에서 같이 자랐고, 나하고 친구였다”며 “그런데 같은 동네에 살았어도 (이춘재) 얼굴은 몰랐다. 동네 선배들도 학교를 같이 다녔어도 이춘재를 잘 몰랐다고 하더라”라고 했다.
윤 씨는 자신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들을 향해 “앞으로 건강하게 밝게, 씩씩하게 살아가겠다”며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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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경찰은 인근 농기구 공장에서 근무하던 윤 씨를 범인으로 지목해 자백을 받아냈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 씨는 경찰의 강압수사에 의한 허위자백이었다고 항소했지만, 2심과 3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씨는 20년간 복역한 뒤 지난 2009년 8월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이후 지난 2019년 9월 이춘재는 8차 사건을 포함해 경기 화성군에서 발생한 10건의 살인사건과 또 다른 4건의 살인사건 모두 자신이 저지른 범행이라고 자백했다. 이에 윤 씨는 같은 해 11월 수원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윤 씨는 지난해 12월17일 재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해당 사건은 경찰에서의 가혹 행위와 수사 기관의 부실수사로 결국 잘못된 판결이 나왔다”며 “재심 판결이 조금이나마 피고인에게 위로가 되고 명예회복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