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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군인연금 부채 845조 돌파..역대 최대 증가

최훈길 기자I 2018.03.26 10:00:00

[2017 국가결산]
지난해 공무원·군인연금 충당부채 1년 새 93.2조↑
文정부 출범 첫 해, 연금부채 증가폭 역대 최고
기재부·인사처 "할인율, 공무원 수 증가 때문"
1000조 돌파 전망..17.4만명 공무원 증원 부담

지난해 공무원·군인연금충당부채가 845조원을 돌파했다. [단위=조원, 기획재정부]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공무원·군인연금의 부채가 800조원을 돌파했다. 부채 증가폭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내달초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해 재정을 풀려는 정부에 나랏빚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7 회계연도 국가결산 결과’ 따르면 지난해 연금충당부채가 845조8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재무제표상 국가 부채(1555조8000억원, 발생주의 기준)의 54%에 달하는 규모다. 공무원연금충당부채가 675조3000억원, 군인연금충당부채가 170조5000억원이었다.

부채는 전년보다 1년 새 93조2000억원이 늘었다. 이는 2013년에 부채 산출 방식이 바뀐 이후 역대 최대로 늘어난 것이다. 공무원연금충당부채가 74조8000억원, 군인연금충당부채가 18조4000억원 증가했다. 연금충당부채는 2013년 596조3000억원, 2014년 643조7000억원, 2015년 659조9000억원, 2016년 752조6000억원으로 잇따라 커지고 있다. 이 속도면 문재인정부 임기 내에 1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연금충당부채는 국가가 공무원 재직자·퇴직자에게 앞으로 지급해야 할 연금액을 현 시점에서 추산한 추정액이다. 공무원들이 내는 보험료 등 국고수입은 제외돼 있다. 2017년 회계연도의 경우 연금충당부채 산정기간은 2017년부터 2093년까지 지출액을 추산한 것이다. 연금충당부채가 늘어날수록 국가·국민 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

이에 오규택 기재부 재정관리국장은 연금충당부채 증가에 대해 “저금리로 연금의 할인율(수익률)이 떨어진 게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며 “재직자 수 및 재직기간 증가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할인율은 2015년 4.32%, 2016년 3.97%, 2017년 3.66%로 하락했다. 할인율은 최근 10년간 국고채 수익률의 평균으로 정하게 된다.

이외에도 공무원 재직자 수 및 재직기간이 늘어날수록 표준보험료 부담도 커져 부채가 증가하게 된다.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2017년 행정자치통계연보’에 따르면 재작년 공무원(국가직+지방직) 정원은 102만9538명에 달한다. 지난해 공무원 정원은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해 공무원 임금 인상률은 3.5%로 2014년(1.7%), 2009·2010년(0%)보다 높았다.

앞으로 공무원 규모, 인건비가 늘어날수록 연금충당부채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지난 해에는 추경, 2018년도 예산안에 공무원 증원안을 반영했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말인 2022년까지 일자리 확충 취지로 17만4000명의 공무원 증원을 추진한다. 현장직 증원과 별도로 기존 행정직 인원도 자연증가분을 감안해 채용한다.

오 국장은 “이번 정부 들어 공직자 채용 숫자를 늘린 건 금년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지난해 부채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석희 인사혁신처 연금복지과장은 “2015년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부채가 절감된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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