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관세 너무해"…삼성·LG, 美 설득 총력전

경계영 기자I 2017.12.31 18:51:27

1월3일 美 공청회…정부·업계 '장고'
2월 초 트럼프 대통령 최종 결정에 주목

드럼 세탁기와 전자동 세탁기가 결합된, 삼성전자 ‘플렉스워시’(왼쪽)와 LG전자 ‘트롬 트윈워시’. 사진=각사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삼성·LG전자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최종 결정 시한을 한 달여 앞두고 현지에서 사실상 마지막 공청회가 열린다.

세이프가드 조치를 주장한 미국 월풀(Whirlpool)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권고안 수위가 약하다며 더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삼성·LG전자는 세이프가드 관련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정부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최종 점검에 나섰다.

31일 정부,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와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등은 지난 29일 외교부 주관으로 민관합동대책회의를 열었다. 내년 1월3일(현지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주재하는 공청회를 앞두고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서다.

다음달 3일 열리는 공청회는 사실상 마지막으로 삼성·LG전자, 정부 등이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자리다. 이미 ITC는 지난달 21일 권고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이번 공청회는 무역 관련 부처가 속한 미국 무역정책위원회(TPC)가 대통령에게 권고안을 제출하기 전, 이해관계자 의견을 들으려 USTR이 마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ITC와 무역정책위원회가 낸 권고안을 참고로 미국으로 수입되는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과 최종 수위를 결정한다. 대통령의 최종 결정 시한은 내년 2월2일이다.

정부 관계자는 “USTR과 ITC의 권고안이 다를 가능성이 있는 데다 대통령도 이들 권고안과 달리 제3의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며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ITC가 세탁기 세이프가드 관련 미국 대통령에게 제출한 권고안. 자료=산업통상자원부


USTR의 공청회를 앞두고 월풀은 연방관보에 게재한 의견서에서 “ITC 권고안이 부족하고 효과가 없다”며 당초 요청한 대로 세탁기 완제품 50% 관세를 부과하고 부품 수입에도 쿼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ITC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세탁기 120만대 이상 물량과 특정 부품 5만개 이상 물량에 대해 첫해 50%, 2년차 45%, 3년차 40%씩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내놨다. 한국산 세탁기는 세이프가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대해 삼성·LG전자는 의견서에서 미국 현지에 짓는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면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2019년 말까지 삼성·LG를 포함한 미국산 세탁기 점유율이 90%를 넘을 것이라면서 세이프가드가 필요 없다고 반박했다.

삼성전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LG전자는 테네시주에 각각 세탁기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고, LG전자는 2019년 1분기로 예정된 공장 가동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업계와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세이프가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미국 측 인사를 설득하는 아웃리치 활동에도 열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ITC 공청회가 열리는 등 새로 나올 수 있는 논리는 없다”면서도 “이번 USTR 공청회는 마지막으로 공식 입장을 제기할 수 있는 자리로서 현지 공장과 일자리 창출 등을 언급하며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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