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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물로 냉방을? "발상을 바꾸니 사업기회가 무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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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용 기자I 2010.10.27 10: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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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1번지를 가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신기술 도입으로 ''제습식 냉방기'' 세계 최초 상용화
태양광발전소, 태양열설비 등 신재생에너지 대폭 확대
"성과주의 기반위에 조직역량 강화 대대적인 혁신으로"

[이데일리 박기용 기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 중순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의 A아파트. 이 아파트의 주민 B씨는 퇴근 후 집에 오자마자 지난달 새로 설치한 `제습식 냉방기`의 리모컨을 찾았다.
 
냉방기를 작동시키니 에어컨과는 다른 신선한 공기가 느껴졌다. 여름 장마 내내 괴롭히던 습기도 말끔히 가신 듯했다. 중학교 2학년인 B씨의 딸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에어컨을 틀 때마다 두통을 호소했지만 이번엔 "공기도 상쾌하고 습기로 인한 눅눅함도 없다"며 만족해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071320)는 냉난방기 전문회사인 센추리와 함께 제습식 냉방기를 개발, 올해 처음 수원시 영통구의 아파트 4개 세대에 제품을 설치해놓고 1차연도 실증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 한국지역난방공사의 2단 흡수식 냉동기. 주거용 건물의 세대 내에 설치되는 제습식 냉방기와 달리 주로 상용건물의 지하에 설치된다.
난방공사의 미래를 좌우할 혁신적 제품인 이 제습식 냉방기는 물이 수증기로 증발하는 과정에서 주변의 열을 흡수하는 원리로 작동된다. 100℃에 가까운 난방수로 물을 증발시켜 저온의 냉방수를 얻는 것이다. 냉방을 할수록 습기는 자동으로 제거된다. 
 
전기발전에 쓰고 남은 난방수를 이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재활용도가 매우 높다. 냉방에 들어가는 전기료는 기존 에어컨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난방공사는 내심 '대박'을 기대하고 있다. 냉매로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프레온가스로 인한 오존층 파괴에 대한 걱정도 없다. 
 
지준구 지역난방공사 기술연구소 신재생냉방기술팀 차장은 "사용하시는 분들 얘기로는 빨래를 말렸는데도 집안이 눅눅하지 않고 환기장치가 잘 돼 있어 장시간 틀어도 머리가 아프지 않다고 한다"며 "실험은 성공적으로 마칠 것 같다"고 자신했다.
 
난방공사의 이같은 제습식 냉방기 설치모델은 현재 국책과제로 지정돼 국고의 지원을 받고 있다. 국가적으로도 시스템에어컨 대량 보급으로 인한 과도한 여름철 전력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정책적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이창준 기술연구소 신재생냉방사업팀장은 "제습식 냉방은 원천기술 보유자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10년 전부터 관련 연구를 진행해왔지만, 난방공사처럼 일반 가정에서 에어컨처럼 쓸 수 있게 상용화한 것은 세계적으로 유일하다"고 말했다.
▲ 한국지역난방공사 분당 본사 전경

난방공사는 에너지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해 지역냉방뿐만 아니라 전기와 신재생에너지로도 사업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연초 정부와 자율경영계약을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 사업구조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난방공사는 현재 지역난방 열 생산량의 16.1%(지난해 말 기준)에 해당하는 186만7000기가칼로리(G㎈)를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있다. 대구와 신안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분당지사 옥상에도 태양열 설비를 가동하고 있다. 오는 2022년까지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열 생산량을 약 300만Gcal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난방공사는 서울 난지도와 대구 방천리 매립장에서 매립가스(LFG) 포집 사업도 벌이고 있다. 전국 12개 쓰레기소각장의 폐열을 활용하고, 경기도 용인에서는 하수열을 이용한 히트펌프도 운영 중이다. 폐기물고형연료(RDF), 우드칩 등을 연료로 활용하는 사업을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세종시 등에 추진 중에 있다.
 
난방만 하던 회사가 냉방기로, 그리고 신재생에너지로도 사업영역을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는 것은 난방공사 특유의 `혁신문화`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난방공사는 사업의 특성상 매출구조가 `동고하저(冬高夏底)`의 형태를 뚜렷하게 보인다. 난방을 많이 하는 겨울에만 매출이 집중적으로 몰려 여름철 시설이용률이 극히 낮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난방공사는 하절기 사업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었고 이 과정에서 원천기술보유자인 한국과학기술원과의 협력을 통해 결국 지난해  `난방수로 냉방수를 만드는` 획기적인 방법을 고안해 낸 것이다.

▲ 한국지역난방공사 분당지사 시설 전경

이 같은 혁신은 CEO의 확고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서 시작됐다. 사내 직위공모제가 대표적이다. 
 
올해는 128개 직위를 공모한 결과 평균 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3급 직위인 팀장의 자리를 4급 직원이 경쟁을 통해 차지하는 등 전체 128개 직위 중 14개 직위에서 발탁인사가 단행됐다. 물론 아예 보직을 받지 못한 무보직 발령자도 7명이나 됐다.
 
직위공모제는 자연스럽게 성과연봉제와도 연계됐다. 팀장급 이상만 시행했던 개인평가를 올해부터는 팀원 전체로 확대했고, 성과가 특별히 높은 직원에 대해선 `고성과자`로 분류해 보상을 더욱 확대했다. 그 결과 최고등급을 받은 직원과 최저등급을 받은 직원 간 연봉격차는 15%에 이르고 있다. 
 
정승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은 "혁신은 조직의 경쟁력 강화에서 시작된다"면서 "철저한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사업의 고도화와 다각화, 최적화 등을 통해 경영효율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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