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을 중심으로 자산 가격이 다시 들썩이자 자연스럽게 인플레이션 경고에도 불이 불었다. 미국이나 유럽이 출구전략보다 경제회복에 초점을 이동한 사이,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너무 빠르게 오르는 자산 가격을 다잡기 위해 미리부터 단속에 나서고 있는 것.
게다가 선진국 역시 자산가격 급등에서 예외는 아닌터라 선제적 행동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전례없는 부양조치로 인해 인플레를 적절히 통제하기 힘든 구조라는 비관론도 제기됐다.
◇ 亞 중앙銀, 자산버블 조짐에 `좌불안석`
최근 글로벌 증시 전반이 랠리를 재개했지만 단연 선두는 아시아를 필두로 한 이머징 증시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90% 가까이 올랐고, 인도 증시는 59%나 급등한 상태. 베트남 VN 지수도 상승률이 40%를 넘어섰고, 한국 코스피 증시도 30%를 훌쩍 넘어서 급등 반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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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자산가격 오름세가 심상치 않자 아시아 중앙은행들도 크게 긴장하고 있다. 금융위기에서 견조한 체력을 과시하며 적절히 대응했지만 경기가 회복되기도 전에 새로운 거품이 우려되면서 부랴부랴 단속을 준비하고 있는 것.
인도 중앙은행(RBI)은 지난 28일 내년 3월까지 인플레이션 중기 전망을 3%에서 5%로 높이고 정부 지출에 대해 직접적인 우려를 표시했다. 시장에서는 인도 중앙은행이 수요부양에서 인플레로 초점을 이동시켰으며 더 이상 금리인하가 없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 역시 "인플레이션 기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소비자물가가 올 3분기말 바닥을 칠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은행도 지난 달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자산 가격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상태다.
호주 중앙은행 역시 "호주 경제가 다른 국가들보다 경기후퇴에서 더 빨리 빠져나올 것으로 확신한다"며 "실업률이 정점을 찍을 때까지 금리인상 시기를 기다리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최근 호주달러는 달러대비 강세를 지속하면서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까지 오른 상태다.
◇ 금리인상 대신 다른 긴축방안 우회
그러나 각국 정부가 성장을 더 우선시하는 상황에서 아시아 중앙은행들로서는 현 시점에서의 금리인상을 통한 긴축은 일종의 자살 행위가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금리인상이 아닌 간접적 조치가 선행되는 양상이다. 중국은 이번 주 은행들에게 대규모 대출 자금이 주식이나 부동산이 아닌 실물경제로 흘러들도록 요청하는 조치를 했고, 베트남 정부도 은행들의 대출 증가 상한선을 설정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렉스칼럼에서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금리인상 외의 다른 수단으로 돌아서고 있다"며 중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손쉽게 대출을 제어할 수 있는 상황이며, 대출에 대한 충당금 규모를 높이는 등 타깃이 보다 구체적인 미묘한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 역시 수년전에 이미 효과를 거둔 것처럼 부동산 투기를 잠재우기 위한 체계를 재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美 출발신호탄 `관건` 불구, 인플레 통제력 의구심
아시아가 보다 수월하게 자산버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먼저 움직여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FT는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출발신호용 총을 먼저 쏴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여기에 금융위기 전까지만 해도 중앙은행들이 중장기 인플레이션 전망을 통해 믿음직한 출구전략을 취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더 이상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볼프강 문차우 FT 칼럼니스트는 27일자 칼럼에서 "은행 시스템이 취약해지면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당장 내일 올리겠다고 밝힌다면 은행시스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최소한 유럽에서는 `자살 유서(suicide note)`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혼합돼, 재정지출이 환율에 타격을 주는 구조가 되면서 중앙은행의 장기적인 가격안정 목표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연준이나 ECB가 순수한 물가안정을 추구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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