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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주가, 신용등급과 괴리..개선해야-한은

손동영 기자I 2002.07.15 12:01:16
[edaily 손동영기자] 우리나라에서는 한 기업의 주가가 신용등급에 따라 합리적으로 결정되지않는다고 한국은행이 분석했다. 개별기업에 대한 투자위험이 채권가격과 주식가격에 적절히 반영돼야 주식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시장의 수요기반을 확충할 수 있는데 실제론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한은은 15일 "개별기업의 주가와 신용등급의 관계"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98년부터 올 5월말까지 회사채 신용등급을 평가받은 기업은 거래소 328개, 코스닥 73개로 각각 상장기업의 49.0%, 등록기업의 9.3%에 불과하다. 등급이 없는 기업이 많은 것은 투기등급 채권시장이 발달하지 않은데다 재무안전성이 떨어지는 기업의 경우 자기신용으로 회사채발행이 어려워 담보제공을 통한 은행차입등 간접금융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 실제로 2001년말 현재 무등급 기업의 간접금융 의존도는 75.4%로 등급기업의 48.8%에 비해 월등히 높다. 거래소 기업의 신용등급별 주가수준은 BBB등급 기업을 100으로 할 경우 AAA등급은 956, AA등급은 1217, A등급은 266이며 BB등급은 56에 불과하다. 이는 98년말 AAA등급 290, BB등급 65에 비해 등급간 주가수준 격차가 대단히 큰 셈. 그러나 개별기업의 주가와 신용등급간 관계는 대단히 미약하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주가와 신용등급간 상관계수는 5월말 현재 0.219로 미국 S&P 500의 0.478, 영국 FTSE 100의 0.490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는 것. 또 신용등급이 변결된 날의 해당기업 주가는 60% 정도가 의미있는 움직임을 보였을 뿐 나머지는 변화가 없었다. 다만 등급을 올렸을 때보다는 내렸을 때 비교적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개별기업의 주가가 신용등급을 반영해 합리적으로 결정된다면 주식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고 주식가격과 채권가격간 관계가 밀접해져 주식이나 회사채는 물론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등을 통한 기업의 탄력적 자금조달이 가능해진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또 금리정책의 주식시장에 대한 영향력도 증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즉 콜금리 인상이 무위험이자율을 상승시키고, 이자부담 증가에 따른 도산위험을 증가시키며, 이익감소로 배당도 줄어들게 되고 이에 따라 주가가 하락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단기투자 위주의 주식거래 관행 ▲회사채 발행시장의 미발달 ▲신용평가결과에 대한 신뢰도 부족 등 문제점을 지적하고 ▲기업연금제도 도입등을 통해 개인의 주식직접투자를 장기 간접투자 중심으로 유인하고 ▲리스크 프리미엄이 시장원리에 따라 결정되고 이를 매개로 주가도 위험부담수준에 따라 합리적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투기등급 채권시장을 활성화하며 ▲신용평가방법 개선과 함께 상장 등록기업에 대한 기업신용평가 의무화도 점진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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