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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왜 암호자산을 필요로 하는가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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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길 기자I 2026.07.27 07: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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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성 교수의 블록체인 Pick]

[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세무관리학과 객원교수 / 법무법인 SL파트너스 고문] 인공지능(AI)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초기의 AI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결과를 예측하는 데 주로 활용됐다. 금융회사에서는 부정거래를 탐지하고,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상품을 추천하며, 의료 분야에서는 영상자료를 토대로 질병 가능성을 판단했다. 이 단계의 AI는 인간이 설정한 범위 안에서 특정 업무를 수행하는 분석·예측형 도구였다.

그 다음 등장한 생성형 AI는 기존 자료를 분류하거나 예측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글, 그림, 음성, 영상, 프로그램 코드와 같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질문에 답하고, 보고서 초안을 작성하며, 복잡한 자료를 요약하고 번역한다. AI가 인간의 판단을 보조하는 수준에서 지적 생산활동의 일부를 대신하는 단계로 발전한 것이다.

(사진=챗GPT)
(사진=챗GPT)


최근에는 생성형 AI를 넘어 AI 에이전트가 주목받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일정한 목표를 부여받으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도구를 이용해 업무를 수행한다. 사용자가 “다음 주 출장을 준비해 달라”고 지시하면 일정을 확인하고, 항공권과 숙박시설을 검색하며, 가격을 비교하고 이메일까지 작성할 수 있다. 생성형 AI가 말하고 작성하는 AI라면, AI 에이전트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제 행동하는 AI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AI가 로봇의 몸과 결합하면 현실 세계에서 행동할 수 있다. 사람과 비슷한 머리, 몸통, 팔과 다리를 갖춘 휴머노이드는 AI가 물리적 신체를 얻은 대표적인 형태다. AI의 발전이 컴퓨터 화면 속 대화에서 현실 공간의 행동으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AI 에이전트가 경제활동을 수행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정보를 검색하고 서비스를 구매하며 다른 AI 에이전트나 사람에게 업무를 맡기려면 거래수단이 필요하다. 그러나 AI는 자연인이나 법인과 달리 자기 명의의 은행계좌를 개설하거나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어렵다. 기존 금융제도는 법적 인격을 가진 자연인이나 법인을 전제로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블록체인과 암호자산의 역할이 등장한다. 블록체인 지갑은 반드시 사람의 이름으로 개설될 필요가 없으며, 프로그램을 통해 지갑주소를 생성하고 암호자산을 보유하거나 이전하도록 할 수 있다. 인간이 부여한 권한과 통제장치 안에서 AI 에이전트가 위임받은 블록체인 지갑을 이용해 대금을 지급하거나 받을 수 있는 것이다.

AI 에이전트가 판단과 행동을 담당한다면, 블록체인은 그 거래를 기록하고 검증하며, 암호자산은 거래와 보상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AI 에이전트가 무엇을 구매할지 판단하고, 블록체인은 거래내역을 기록하며,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암호자산은 지급수단으로 활용되는 구조다.

현재 AI와 암호자산의 결합은 먼저 AI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와 컴퓨팅 자원을 거래하는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AI를 개발하고 운영하려면 방대한 데이터와 고성능 GPU(Graphics Processing Unit)가 필요하다. GPU는 한꺼번에 많은 계산을 빠르게 처리하는 장치다. CPU가 복잡한 일을 하나씩 처리하는 데 강하다면, GPU는 비슷한 계산을 동시에 대량으로 처리하는 데 강하다. AI는 방대한 문장과 이미지를 학습하면서 수많은 숫자를 반복적으로 계산하므로 GPU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고성능 GPU와 양질의 데이터는 일부 대형기업에 집중되어 있고 가격도 비싸다. 블록체인 기반 네트워크에서는 여러 참여자가 데이터, 저장공간, GPU와 인터넷 대역폭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토큰을 받을 수 있다. 사용하지 않는 GPU를 AI 개발자에게 빌려주거나, 데이터를 AI 학습에 제공하고 암호자산으로 보상받는 구조다. 암호자산이 AI 산업에 필요한 자원을 모으고 배분하는 인센티브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AI와 암호자산의 결합이 더욱 본격적으로 나타날 분야는 AI 에이전트의 자동결제다. AI 에이전트는 목표를 수행하면서 유료 데이터, 검색·번역 서비스, 컴퓨팅 자원 또는 다른 AI의 전문 서비스를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이 경우 암호자산은 자원 제공자에게 보상하는 수단을 넘어 AI 에이전트가 경제활동을 수행하기 위한 결제수단이 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AI 에이전트에게 “최근 비트코인 시장을 분석해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했다고 하자. AI 에이전트는 무료 자료를 검색한 뒤 더 정확한 분석을 위해 유료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데이터 제공업체가 이용료로 0.07 USDC를 요구하면 AI 에이전트는 지출한도를 확인하고, 허용된 범위 안에서 USDC를 지급한 뒤 데이터를 받아 분석한다. 이후 결과를 정리해 최종 보고서를 작성한다.

이 과정에서 사람은 매번 사이트에 가입하거나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할 필요가 없다. AI 에이전트가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하고 소액을 지급한 뒤 결과를 이용한다. 전통적인 신용카드 결제는 중개기관과 결제망이 필요하고 수수료와 정산시간이 발생하므로, 몇십 원이나 몇백 원에 해당하는 정보를 건별로 구매하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으로 이전할 수 있고 국경과 시간의 제약도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스테이블코인은 AI 에이전트가 데이터, 검색, 번역, 이미지 생성과 같은 디지털 서비스를 건별로 구매하는 데 적합한 지급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 정보를 한 페이지씩 보거나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한 번 호출할 때마다 소액을 지급하는 AI 에이전트 간 결제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앞으로는 AI 에이전트가 다른 AI에게 업무를 맡기고 대금을 지급하는 구조도 확산될 수 있다. 개인 비서 AI가 항공권 검색 AI, 숙박시설 비교 AI, 번역 AI를 차례로 이용하고 각각의 서비스에 스테이블코인을 지급할 수 있다. 이처럼 AI 에이전트들이 서로 업무를 맡기고 서비스를 제공한 뒤 암호자산으로 대금을 주고받는 경제를 에이전트 경제, 즉 AI끼리 거래하는 경제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경제활동에서는 인간이나 기업이 거래의 주체였지만, 앞으로는 인간의 위임을 받은 AI 에이전트가 일정한 범위 안에서 거래를 대신 수행할 수 있다. AI 에이전트의 암호자산 사용은 단순히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가격을 예측하고 투자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암호자산 지갑을 이용해 필요한 서비스를 구매하고, 다른 AI나 사람에게 업무의 대가를 지급하며 거래 결과를 자동으로 정산하는 것이다. 암호자산이 AI의 투자대상에서 업무수행 수단으로 바뀌는 셈이다.

물론 해결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 AI 에이전트에게 얼마까지 지출을 허용할 것인지, 착오송금하거나 사기를 당하면 누가 책임질 것인지도 명확히 해야 한다. 계약조건을 잘못 이해하거나 해킹으로 자산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1회 사용한도, 하루 지급한도, 거래상대방 제한과 같은 통제장치가 필요하다.

AI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판단하며 행동하는 기술이고, 블록체인은 거래내역을 기록하고 검증하는 기술이다. 암호자산은 그 안에서 가치를 이전하고 참여자에게 보상하는 수단이다. AI가 경제활동을 수행하는 에이전트로 발전하면서 두 기술의 결합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앞으로 AI 에이전트는 필요한 정보를 찾고 서비스를 선택하며 그 대가를 암호자산으로 지급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거래내역을 기록하고, 스마트계약은 정해진 조건에 따라 대금을 자동으로 정산할 수 있다. AI가 판단하고 블록체인이 기록하며 암호자산이 결제하는 새로운 경제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AI와 암호자산의 결합은 아직 초기 단계다. 그러나 AI 에이전트가 직접 지갑을 이용해 유료 데이터를 구매하고 다른 AI에게 업무를 맡기는 기술은 이미 현실의 문턱에 와 있다. 장차 암호자산은 인간끼리 거래하는 수단을 넘어 AI 에이전트가 경제활동에 참여하기 위한 디지털 결제수단이 될 수 있다. AI 시대의 암호자산은 단순한 투자자산을 넘어, AI 에이전트가 서비스를 구매하고 그 대가를 주고받는 경제적 인프라로 발전할 것이다.

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세무관리학과 객원교수 / 강남대 세무전문대학원 특임교수 / 법무법인 SL파트너스 고문. △1960년 부산 출생 △서강대 경영학 학사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회계학) 석사 △고려대 대학원 법학(조세법) 박사 및 경영학(회계학) 박사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행정학 박사과정 수료 △가톨릭대 상담심리대학원 심리학 석사 △서강대 정보통신대학원 공학석사(블록체인전공) △공인회계사, 세무사, 증권분석사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 △한국납세자연합회 명예회장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비상임이사 △한국자산관리공사 기업회생지원위원회 위원장 △한국회계학회·삼일회계법인 저명교수 △전 국세청 국세정보공개심의위원회 위원장 △전 국세청 국세행정개혁위원회 본위원 △전 국세청 국세심사위원 △전 한국도로공사 비상임이사 △전 국회미래연구원 이사 △전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블록체인 유튜브 오문성의 Pick Show 운영 중. (사진=이영훈 기자)
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세무관리학과 객원교수 / 강남대 세무전문대학원 특임교수 / 법무법인 SL파트너스 고문. △1960년 부산 출생 △서강대 경영학 학사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회계학) 석사 △고려대 대학원 법학(조세법) 박사 및 경영학(회계학) 박사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행정학 박사과정 수료 △가톨릭대 상담심리대학원 심리학 석사 △서강대 정보통신대학원 공학석사(블록체인전공) △공인회계사, 세무사, 증권분석사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 △한국납세자연합회 명예회장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비상임이사 △한국자산관리공사 기업회생지원위원회 위원장 △한국회계학회·삼일회계법인 저명교수 △전 국세청 국세정보공개심의위원회 위원장 △전 국세청 국세행정개혁위원회 본위원 △전 국세청 국세심사위원 △전 한국도로공사 비상임이사 △전 국회미래연구원 이사 △전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블록체인 유튜브 오문성의 Pick Show 운영 중. (사진=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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