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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한글 사랑’ 韓·獨 협력 결실로[공관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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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 기자I 2026.05.01 05:00:00

프랑크푸르트 한국학교 개교 50주년…대기할 정도로 인기
초·중등교육 한국어 채택 늘어…대학서도 한국학 전공 확대
문화적 관심 넘어 한독 협력 저변 이어지고 있어
유기적 연결 위해 영사관도 한국어·한국학 분과위 신설

[김은정 주프랑크푸르트 대한민국 총영사] 올해 ‘프랑크푸르트 한국학교’가 개교 50주년을 맞는다. 유럽 최대 규모인 이 학교에는 800여 명이 재학 중이며 입학 대기해야 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이러한 성장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그 출발은 6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부와 간호사로 독일에 정착한 이들이 타국에서도 자녀에게 우리말과 글을 가르치겠다는 다짐으로 한글학교를 세웠다. 이 작은 교실들이 세대를 거쳐 이어지며 오늘날까지 한국어와 문화를 전하는 중심축이 됐다. 현재 독일 전역의 32개 한글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은 약 3000명에 이른다. 이제 이러한 흐름은 교민사회를 넘어 독일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김은정 주프랑크푸르트 대한민국 총영사(사진=외교부)
우선 초·중등 교육에서 한국어 채택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현재 독일 내 약 50개 학교에서 방과 후 과정 또는 정규 수업으로 800여 명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한국 교육부와 한국국제교류재단 등의 지원이 더해지면서 한국어와 한국학이 점차 제도권 교육 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 유학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주프랑크푸르트 대한민국 총영사관과 한국교육원이 2024년부터 개최한 유학박람회에는 매년 수백 명의 독일 학생들이 참가한다. 2026년에는 이를 유학·채용·문화가 결합한 형태로 확대해 한국의 교육과 기업, 문화를 종합적으로 소개하는 장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대학에서도 변화는 분명하다. 최근 만난 독일 대학 총장들은 한결같이 한국에 대한 높은 관심을 표하며 동아시아학의 미래를 한국학에서 찾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한국학이 단순한 지역학을 넘어 학문적·전략적 중요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독일 대학 내 한국학과의 입학 경쟁률과 학업 성취도는 최상위권 수준이며 총영사관 관할 지역만 해도 기존의 튀빙겐대와 프랑크푸르트 괴테대에 이어 최근에는 뷔르츠부르크대와 하이델베르크대에서도 한국학 전공이 가능해졌다. 특히 튀빙겐대는 한국학이 일본학과 중국학을 앞서는 인기를 보이며 등록 학생 수도 더 많아 한국학의 위상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성인 대상 한국어 교육 수요도 꾸준히 증가 추세다.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한국교육원 강좌에 약 500명이 수강했으며 뷔르츠부르크 세종학당도 신설됐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문화적 관심을 넘어 자연스럽게 한·독 간 협력의 저변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5월 프랑크푸르트 괴테대와 하이델베르크대를 포함한 독일 연구 중심 15개 대학 연합(U15) 총장단이 한국을 방문해 서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초과학연구원 등을 찾을 예정이다. 이는 한국이 함께 연구하고 협력하는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러한 흐름을 지속 가능하게 이어가는 것이다. 오랜 기간 한국어 교육의 근간이 돼온 한글학교를 중심으로 초·중등 교육, 대학, 성인 교육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주프랑크푸르트 대한민국 총영사관은 최근 한글학교, 세종학당, 교육원, 대학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한국어·한국학 분과위원회를 신설했다. 각 기관의 노력을 하나로 연결해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한국학 교육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50년 전 한 교실에서 시작된 한국어 교육은 이제 독일 사회에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 흐름이 앞으로 한·독 협력을 더욱 깊고 넓게 이어가는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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