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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도 변화는 분명하다. 최근 만난 독일 대학 총장들은 한결같이 한국에 대한 높은 관심을 표하며 동아시아학의 미래를 한국학에서 찾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한국학이 단순한 지역학을 넘어 학문적·전략적 중요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독일 대학 내 한국학과의 입학 경쟁률과 학업 성취도는 최상위권 수준이며 총영사관 관할 지역만 해도 기존의 튀빙겐대와 프랑크푸르트 괴테대에 이어 최근에는 뷔르츠부르크대와 하이델베르크대에서도 한국학 전공이 가능해졌다. 특히 튀빙겐대는 한국학이 일본학과 중국학을 앞서는 인기를 보이며 등록 학생 수도 더 많아 한국학의 위상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성인 대상 한국어 교육 수요도 꾸준히 증가 추세다.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한국교육원 강좌에 약 500명이 수강했으며 뷔르츠부르크 세종학당도 신설됐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문화적 관심을 넘어 자연스럽게 한·독 간 협력의 저변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5월 프랑크푸르트 괴테대와 하이델베르크대를 포함한 독일 연구 중심 15개 대학 연합(U15) 총장단이 한국을 방문해 서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초과학연구원 등을 찾을 예정이다. 이는 한국이 함께 연구하고 협력하는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러한 흐름을 지속 가능하게 이어가는 것이다. 오랜 기간 한국어 교육의 근간이 돼온 한글학교를 중심으로 초·중등 교육, 대학, 성인 교육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주프랑크푸르트 대한민국 총영사관은 최근 한글학교, 세종학당, 교육원, 대학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한국어·한국학 분과위원회를 신설했다. 각 기관의 노력을 하나로 연결해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한국학 교육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50년 전 한 교실에서 시작된 한국어 교육은 이제 독일 사회에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 흐름이 앞으로 한·독 협력을 더욱 깊고 넓게 이어가는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