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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측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5일(현지시간) 예고 없이 서안의 중심도시 라말라를 방문해 마무드 아바스 PA 수반과 회담했다.
아바스 수반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즉각적 정전과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 확대 필요성을 언급했으며, 블링컨 장관은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 및 필수 서비스 재개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했다.
국무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팔레스타인 주민이 강제로 이주당해선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으며, 미국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국민 모두의 존엄성과 안보를 동등하게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블링컨 장관은 가자지구를 가장 이상적으로 통치하기 위해 PA의 효율적 재편과 활성화도 제안했다. 미 국무부 고위 관리는 “블링컨 장관이 아바스 수반에게 가자지구의 미래와 관련, 자치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가자지구의 미래가 오늘 면담의 핵심 주제는 아니지만, 자치정부가 그 역할을 맡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아바스 수반은 자치정부가 미래에 가자지구를 다시 통치하려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관한 포괄적 정치적 해법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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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장관은 이라크에도 예고 없이 방문해 모하메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와 면담을 했다.
그는 알수다니 총리와의 면담과 관련 “그는 미국 국민을 직접 겨냥한 위협과 공격에 대해 분명하게 규탄했으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결의도 밝혔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전쟁이 확전되는 것을 막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란과 연계된 민병대의 위협과 공격은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우리 국민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며 우리는 “가자지구 전쟁이 확대되거나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른바 ‘포스트 하마스’ 체제와 관련,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주민의 지지가 낮다는 지적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이 목소리를 대표하고 있기 때문에 자치정부가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잇단 예고 없는 만남은 미국의 중동외교가 ‘빈손’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이뤄졌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 방문 때 ‘인도적 목적의 교전 일시 중단’을 설득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거부했으며,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이집트 외무장관 및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총장 등과 만났지만, 아랍국가들은 한목소리로 ‘즉시 휴전’을 촉구해 이견만 재확인한 꼴이 됐다.
블링컨 장관의 이번 중동 순방 외교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가 대규모로 파괴된 현장이 전 세계에 전해지는 가운데 진행된 블링컨 장관의 순방이 좌절에 부딪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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