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러한 노인 낙상 사고의 위험성은 고령 암환자에서 더욱 심각해진다. 고령 암환자의 낙상 사고는 일반 노인보다 환자에게 더 큰 신체적 손상을 야기하고 재입원의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전립선암은 65세 이상 고령 환자 비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뼈에 암이 전이될 경우 뼈가 약해진 상태로 유지돼 낙상 사고 시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어 항상 유의해야 한다.
뼈는 전립선암과 같은 진행성 고형암에서 가장 전이가 잦은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그 비율을 살펴보면 전이성 전립선암이나 유방암의 경우, 뼈 전이 비율이 약 65~80%, 폐암은 40~50%로 매우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뼈전이를 동반한 전립선암 환자의 1년 사망률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약 4.7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뼈전이는 극심한 뼈 통증이나 조그마한 충격에도 쉽게 뼈가 부러지는 병적 골절과 같은 ‘골격계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국내 1,849명의 암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전체 환자 중 45.1%가 골격계 합병증을 경험했고 폐암, 간암, 전립선암, 유방암 순으로 골격계 합병증 발생률이 높았다. 또한 한번이라도 골격계 합병증이 발생했다면 환자의 뼈는 약해진 상태로 계속 유지되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골격계 합병증이 반복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이러한 골격계 합병증은 암환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골격계 합병증은 심각한 뼈 통증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이며 일상생활의 장애로 이어져 결국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뼈 전이가 운동신경 마비 혹은 자율신경 마비와 같은 골격계 합병증으로 이어지면 환자가 신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범위가 축소되면서 심리적으로도 우울감과 불안감 등 부정적인 감정이 심화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반복적인 골격계 합병증으로 인해 전반적인 의료비용 지출이 증가하게 되면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경제적 부담이 더해질 수밖에 없다.
암 치료 예후에 있어 환자의 삶의 질은 강력한 예측인자로 작용한다. 암환자의 삶의 질이 잘 유지되어야 환자가 항암치료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층이 대부분인 전립선암 환자는 골격계 합병증으로 인해 병원을 방문하고 치료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어 예방 치료 등을 통해 최대한 방해요인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
데노수맙과 같은 약물을 통한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는 골격계 합병증 발생을 유의하게 줄여주고 뼈 통증 악화를 지연시켜 마약성 진통제의 사용 또한 감소시킬 수 있다. 즉, 골격계 합병증 예방치료는 항암 치료라는 장기 마라톤을 성공적으로 끝내기 위한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와 유럽임상종양학회(ESMO) 등 주요 국제진료 가이드라인에서도 전이성 전립선암이나 유방암에서 뼈 전이 진단 즉시 골격계 합병증 예방하는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관련해 전남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강택원 교수는 “고령의 전립선암 환자들은 노화로 인해 근력이 약해져 보행이 불안정해지는 등과 같은 문제들을 이미 겪고 있는 상태에서 투병 중일 가능성이 높다. 거기에다 뼈 전이로 인한 골절이나 수술 등이 필요한 상황이 추가적으로 발생하면 환자에게 매우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 상황이 악화돼 항암 치료를 받는 데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강택원 교수는 “전이성 암 치료는 기대 여명을 늘리면서도 환자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게 돕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만큼 뼈 전이가 발견되었다면, 골격계 합병증 예방치료를 항암 치료와 동반 과정으로서 고려하기 바란다. 작년부터 관련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이 확대되어 전립선암 환자가 영상 의학적 검사로 뼈 전이가 명확히 입증되면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를 받을 때 보험을 적용 받을 수 있어 환자들의 부담이 줄어든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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