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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야 할머니가 이끌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단체 말라야 롤라스는 팜팡가 칸다바 마파니키에 있는 그녀의 집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임종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2달 전 폐렴에 걸려 약 2달 전부터 병세가 악화됐다고 한다.
말라야 톨라스는 페이스북은 “11월 23일은 일본군이 마파니키를 침략한 77년이 되는 날이다. 아울러 이날은 우리가 사랑하는 비누야 회장이 우리 창조자의 품으로 돌아간 날이기도 하다”며 “비누야 회장은 세상을 떠났지만 우리는 그가 정의를 위해 평생 싸운 뜻을 이어야 한다”고 추모했다.
고인은 13세였던 1944년 일본군이 마파니키를 급습했을 때 끌려가 고초를 겪었다.
1991년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자 공개 기자회견을 연 이듬해 마리아 로사 헨슨 할머니가 피해 사실을 밝히면서 필리핀에서도 일본군 성노예 문제가 공론화됐다. 필리핀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일본과의 문제가 1956년 양국 간 배상금협정으로 해결됐다고 주장하지만, 비누야 할머니는 이 단체를 이끌며 일본 정부에 사과와 배상을 요구했다. 말라야 톨라스는 피해자를 지지하지 않는 필리핀 정부를 상대로 2010년과 2014년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필리핀의 위안부 피해자는 약 1000명으로 추산되지만, 위안부 피해자 단체의 회원 상당수가 고령으로 사망하면서 현재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생존자가 수십 명에 불과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