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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돈과 셀트리온예브라지아는 셀트리온이 지난 2009년 각각 러시아 모스크바와 로스토프에 농업활동을 위해 세운 회사다. 당시 한국 정부의 해외농업개발 정책에 부응하고 현지에서 바이오의약품 원재료를 발굴하기 위해 추진됐다. 셀트리온돈은 해외 농업개발 사업, 러시아와의 농업분야 사업협력, 남러시아 연방대학교와의 종자협력사업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시범농장을 운영하면서 밀과 채소류를 생산하기도 했다. 셀트리온예브라지아는 농작물을 이용한 의약품 연구개발(R&D) 사업을 지원하고 현지 의약품 유통망 구축을 준비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셀트리온은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농장 규모를 1만㏊ 이상으로 늘릴 중장기 계획이었다. 한때 농장 규모는 직영이 62㏊, 위탁영농부지 706㏊ 등 모두 768㏊(약 232만평)까지 늘어났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2016년 한 조찬강연회에서 “건강기능식품 사업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넓은 농장을 바탕으로 재료비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사업다각화를 위해 러시아 농장 규모를 더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에서의 농업개발사업은 순조롭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돈은 셀트리온의 종속기업으로 편입되며 실적이 공시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2016년 14억원의 흑자를 낸 것을 제외하고는 적자가 지속됐다. 7년간 순손실 규모는 약 180억원을 기록했다.
현지에서 농작물을 이용한 의약품 개발 지원을 맡은 셀트리온예브라지아 역시 제대로 사업을 펼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이 2009년 일정 금액을 출자한 이후 셀트리온예브라이자에서는 별다른 매출도, 손익도 발생하지 않았다.
셀트리온 입장에서는 사업다각화를 목적으로 야심 차게 시작한 사업에서 아쉬운 결과를 보게 됐다. 회사는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주력사업에 보다 힘을 보태겠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러시아 영농사업이 전략적으로 큰 이득이 없다고 생각했고 사업적인 판단을 근거로 철수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