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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식에 노인식도 맞춤형으로···가정간편식(HMR)의 미래

최은영 기자I 2017.07.16 13:37:22

대상웰라이프 ‘뉴케어’·정식품 ‘그린비아’·동원홈푸드 ‘차림’ 등
알아두면 유용한 간편 환자·노인식..“수요는 적어도 절대적”
CJ제일제당, 140여 명 PKU 환자 위한 기능성 ‘햇반’도 선봬

대사웰라이프 ‘뉴케어’ 제품들. 최근에는 영양은 물론이고 딸기, 단호박, 바나나 등 맛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이데일리 최은영 유통전문기자]“영양 관리가 제대로 안돼요.”

수술을 받고 집에서 요양 중이거나 혼자 사는 노인 또는 그들의 가족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한다. 가정간편식이 필요한 건 혼자 사는 젊은이들뿐만이 아니다. 몸이 불편해 보살핌이 필요한 사람일수록 간편식이 더욱 간절하게 요구된다.

대사웰라이프 ‘뉴케어’는 환자나 노인에게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를 음료 형태로 먹기 좋게 담았다.
위암 진단을 받고 위 전체를 절제해 식도와 소장을 연결하는 수술을 받은 80대 노인 김 모씨는 요즘 한 식품회사의 음료수로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고 있다. 음식을 소화시킬 위가 없다보니 끼니를 조금씩 나눠 먹는데 맞벌이를 하는 아들 내외에게 그 많은 끼니를 챙기게 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김 씨는 “외출을 할 때에는 환자식으로 나온 음료수를 2개 정도씩 꼭 챙긴다”며 “수술 후 몸무게가 45kg까지 빠졌었는데 이거 한 병이면 몸에 필요한 영양분을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어 마음이 놓인다. 맛도 있다”고 말했다.

치료식이 진화하고 있다. 암과 당뇨 등 질환의 종류와 소비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맞춤 간편식의 종류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대상웰라이프 ‘뉴케어’·정식품 ‘그린비아’·동원홈푸드 ‘차림’ 등이다.

1995년 출시된 대상웰라이프의 ‘뉴케어’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5대 영양소와 23가지 비타민·무기질 등을 선식처럼 만들어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뉴케어’는 일반식 제품 8종, 특수질환환자에게 적합한 전문식 제품 18종, 단백질과 지방 보충 제품 5종, 씹고 삼키는데 어려움이 있는 연하곤란 환자용 점도증진제품 4종, 노년층을 위한 영양간식제품 5종, 수술 전 금식 중에 또는 수술 후 빠른 회복을 도와주는 제품 1종까지 업계에서 가장 많은 총 36종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어르신들을 위한 영양간식으로 고칼슘 ‘뉴케어 영양갱’과 고단백 젤리인 ‘뉴케어 망고젤·복숭아젤’, 150㎖ 소용량으로 목넘김이 부드러운 ‘뉴케어 구수한맛 미니’도 출시했다.

CJ제일제당 ‘햇반 저단백밥’(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과 정식품 ‘그린비아 플러스케어 딸기맛’, ‘그린비아 고단백 솔루션’, 동원홈푸드 ‘차림’의 저염식 메뉴들.
‘베지밀’로 유명한 두유 전문기업 정식품도 환자들을 위한 특수의료용도 식품 브랜드 ‘그린비아’를 20년 넘게 운영하고 있다. ‘뉴케어’와 마찬가지로 각종 질환으로 거동이 불편하거나 씹고 넘기는 데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일반환자와 노약자를 위한 균형영양식과 당뇨나 신장 관련 질환자들을 위한 특수영양식 등 질환 별로 세분화된 다양한 제품을 판매 중이다.

그중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제품은 지난해 4월 출시된 특수의료용도식품 ‘그린비아 고단백 솔루션’이다. ‘그린비아 고단백 솔루션’은 수술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영양상태가 일시적으로 불균형하거나 단백질 요구량이 높은 환자 또는 음식물 섭취가 제한되고 위장 기능이 약해진 환자들을 위해 단백질 함량을 높인 고단백 균형영양식이다.

이에 앞서 2015년 7월에는 일반 식사가 어려운 일반인이나 적절한 영양 공급이 필요한 환자들을 위한 ‘그린비아 플러스케어’를, 지난 8월에는 여기에 딸기 과즙 농축액을 더한 ‘그린비아 플러스케어 딸기맛’을 선보였는데 최근 환자·노인식은 이렇듯 맛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CJ제일제당(097950)은 희귀병인 페닐케톤뇨증(이하 PKU)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기능성 즉석밥 ‘햇반 저단백밥’을 선보이고 있다. 일반 햇반에 비해 단백질 함유량이 10%에 불과한 제품으로, 단백질 분해 효소가 부족해 단백질 섭취를 삼가야하는 PKU 환자들에겐 절대적으로 필요한 제품이다.

국내 PKU 환자 140여명을 포함해 저단백식이 요구되는 아미노산 대사질환자는 200여 명에 불과하다. CJ제일제당은 2009년 약 8억원을 투자해 이 제품을 출시했고 연간 매출액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지만 ‘햇반 저단백밥’의 생산과 판매를 지속하고 있다. 일종의 재능기부다.

이들 제품의 가격은 경구영양식 200㎖ 1캔에 1500~2000원, 햇반 저단백밥(180g) 1980원 수준으로, 주요 병원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판매된다.

일반적인 식사가 가능한 사람이라면 동원홈푸드의 건강 간편식 ‘차림’이 좀 더 적합할 수 있다. 차림은 지난 2015년 3월 동원홈푸드와 강남세브란스병원이 협업해 탄생한 브랜드로 염도를 낮춘 ‘솔트컷’, 영양보충을 위한 ‘보양식’ 등을 선보이고 있다. 동원홈푸드는 업계 최대 규모의 조리시설을 갖추고 각종 반찬을 비롯해 디저트, 주스, 장류 등을 직접 조리해 판매한다. 온라인몰 ‘더반찬’에서 주문하면 반조리 혹은 완조리 형태로 소비자가 원하는 곳으로 직접 배달까지 해준다.

동원홈푸드는 올 하반기 당을 낮춘 다이어트식을 추가로 선보이는 등 ‘차림’의 메뉴를 다양화할 계획이다.

동원홈푸드 관계자는 “소비자 개개인의 건강 상태를 고려한 맞춤형 식사는 가정간편식의 미래라고도 할 수 있다”며 “지금은 매출이 미미한 수준이지만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1인 가구 또한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환자식과 시니어식의 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다. ‘차림’도 2020년 올해 목표의 10배에 달하는 200억원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고령인구(65세 이상)비율(자료=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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