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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남이 하지 않는 것에 과감히 도전해 최고를 성취하는 강한 LG를 만들기 위해 전 부문의 역량을 세계 초우량 기업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로부터 20년, LG는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도약했다.
1994년 말 30조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2014년 말 기준 150조원으로 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외매출은 10조원에서 100조원으로 10배 급증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해외법인은 90개에서 290개로 3배 이상 늘었다.
실적 향상에 힘입어 그룹 시가총액도 7조원에서 67조원으로 10배 가까이 상승했으며, 임직원 수는 10만명에서 22만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정유와 건설, 금융, 패션 등 굵직한 사업들이 떨어져 나간 가운데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LG는 1999년 LIG를 시작으로 LS(2003년), GS(2005년), LF(2007년) 등을 차례로 계열분리했다.
특히 전자·화학·통신 등 3대 핵심분야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했다.
구 회장은 1999년 정부 주도의 대기업 간 사업 빅딜의 일환으로 반도체 사업을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에 넘긴 뒤 절치부심한 끝에 디스플레이 사업을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워내는 데 성공했다.
당시 태동기였던 LCD(액정표시장치)의 잠재력을 내다보고 20년 간 45조원을 집중 투자한 결과 LG디스플레이(034220)는 대형 LCD 패널 시장 부동의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말 점유율은 21.6% 수준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췄다. 구 회장의 시장 선도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모바일 사업의 경우 2000년대 후반 스마트폰 시대 도래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탓에 점유율 하락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후 꾸준한 연구개발(R&D)을 통해 G3 등 히트작을 내놓으면서 반등의 기회를 잡고 있다.
매출액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글로벌 빅3 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최근 커브드(곡면) 스마트폰인 ‘G플렉스2’를 선보이는 등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학부문은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구 회장이 1990년대 초반부터 연구개발을 주도한 전기차배터리 등 중대형 2차전비 분야는 세계 1위에 등극했다.
현대기아차는 물론 GM, 포드, 아우디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에 전기차배터리를 납품하고 있으며 최대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으로 영업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다.
구 회장은 소재산업이 웨어러블, 신재생에너지, 스마트 제조기술 등의 메가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LG화학(051910)의 소재산업 경쟁력 강화를 강력히 주문하고 있다.
LG화학을 중심으로 LG전자(066570),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011070) 등이 참여하는 차량 전장부품 및 솔루션 개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통신부문에서도 LG유플러스(032640)가 세계 최초로 LTE(롱텀에볼루션) 전국망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LTE 가입자 비율도 국내 1위를 기록 중이다.
구 회장은 취임과 함께 그룹 CI(기업이미지)를 럭키금성에서 LG로 바꾼 뒤 괄목할 만한 경영 성과를 거뒀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는 진취성을 유지하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15일 그룹 최고경영진이 참석한 ‘취임 20주년 기념 만찬’에서 “LG는 그동안 여러 위기를 극복하며 시장을 선도하는데 한 걸음씩 다가설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LG 브랜드가 더 나은 고객의 삶을 위한 혁신의 상징이자 진정한 ‘일등 LG’로 성장해 영속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