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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우 회장이 밝힌 `신한의 3가지 성공요인`

이학선 기자I 2011.11.29 11:30:49

고객만족·공정한 인사·주인정신
성장 위한 새 키워드 `따뜻한 금융`

[이데일리 이학선 기자] 지난 28일 오후 3시 경기도 기흥에 위치한 신한은행 연수원. 올해 신한금융그룹에 입사한 신입사원 530명이 신한의 역사를 설명해줄 강사를 기다렸다.
 
마이크를 잡은 사람은 다름아닌 한동우(사진) 신한금융지주(055550) 회장. 지난 1982년 신한은행 설립 당시 개설준비위원으로 신한에 합류해 올해 3월 회장으로 추대된 신한 30년 역사의 산증인이다. 한 회장은 "그룹의 회장이기에 앞서 인생의 선배, 직장의 선배로서 여러분들에게 해주고픈 얘기가 있다"며 1시간에 걸친 특강을 시작했다.

한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신한이 성공할 수 있던 요인으로 3가지를 꼽았다.

◇ 고객만족

신한은행이 태동한 1980년대만해도 은행은 땅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을 했다. 자금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턱없이 부족해 은행들이 고객을 골라가며 영업하는 시대였던 것. 한 회장은 "은행들이 대출의 대가로 `커미션`을 받는 게 당연시되던 때"라고 회고했다.

이러한 비뚤어진 관행을 깬 곳이 신한은행이었다. `고객만족`이라는 개념도 없던 시절 신한은행 직원들은 손님이 오면 자리에서 일어나 손님을 반갑게 맞이했다. 이른바 `기립응대`의 시작이었다. 동전교환카트를 끌며 재래시장을 누빈 사람들도 다름아닌 신한인들이었다. 앉아서 고객을 기다리기보다 찾아다니는 적극적 영업으로 활로를 개척한 것이다.

한 회장은 "오늘날의 고객들은 친절은 기본이고 그 이상의 것들을 요구하고 있다"며 "고객만족을 위해 불가능한 것은 없다는 자세로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해달라"고 신입사원들에게 당부했다.

◇ 공정한 인사와 보상

고객만족에 이어 한 회장이 꼽은 신한의 성공요인은 공정한 인사와 보상이었다. 신한은행의 창립 멤버들은 모두 다른 직장을 그만두고 신한에 합류한 이른바 외인부대였다. 한 회장도 신한에 합류하기 전까지 한국신탁은행을 거쳐 신용보증기금에 몸담고 있었다.

신생조직에 움트기 쉬운 이전 직장이나 출신 학교, 지역에 따른 파벌은 창립초기부터 엄격하게 금지했다고 한다. 한 회장은 "내부 분열은 곧 자멸을 의미한다고 생각해 파벌형성이나 인사청탁을 철저히 배제했다"고 했다.

대신 맡은 일을 묵묵히 수행해 성과를 내면 차별없는 보상을 해줬다고 한다. 한 회장은 신입사원들에게도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성과를 내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그 출신과 배경에 상관없이 상응하는 보상과 더 큰 성장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공정한 평가와 보상체계를 확보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한 회장은 지난해 벌어진 신한 경영진 내분사태는 언급하지 않았다.

◇ 주인정신

신한의 조직문화에는 독특한 그 무엇이 있다. 보험사에서 보험왕을 뽑듯 우수한 영업성과를 낸 사람에게는 시끌벅적하게 내 일처럼 축하를 해준다. 매년초 모든 임직원이 거리에 나와 지나는 행인들에게 인사를 하는 곳도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관련기사: 신한은행 직원들이 은행장보다 상석에 앉은 까닭

한 회장은 이를 주인정신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주인정신이란 내가 신한의 주인이고, 신한이 잘 될수록 신한의 주인인 나도 성장한다는 믿음"이라며 "내가 회사를 키운다는 자세로 맡은 일에 임하면 회사의 발전과 함께 여러분 개개인 역시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인`과 `주인이 아닌 사람`의 차이로 책임감을 들었다. 주인이 아닌 사람은 `복사기가 고장났어요`, `상대방이 전화를 안받던데요`, `아까 과장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는데요` 식으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한 회장은 "책임을 맡은 `주인`은 일을 대충 하거나 핑계를 대는 법이 없다"며 "주인은 그 일의 목적과 의미를 파악하며, 일이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아도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한다"고 했다.

◇ 새로운 성장 키워드 `따뜻한 금융`

초창기 지점 3개, 300명이 안되는 인력으로 출발한 신한은 현재 자회사 11개, 손자회사 21개를 둔 국내의 대표적인 금융회사로 성장했다. 근무하는 직원만 2만명이 넘는다. 시가총액이나 수익성에서도 금융권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한 회장은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며 "이것이 신한의 미래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고 잘라말했다.

한 회장은 특히 `따뜻한 금융`을 강조했다. `따뜻한 금융`은 신한이 금융지주사 출범 10년을 맞아 내건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다. 비올 때 우산 빼앗는 식의 영업을 하지 말자는 의미를 담고있다. 그는 "상품을 판매할 때도 그것이 고객에게 맞는 상품인지, 고객에게 이익이 되는지를 꼼꼼하게 따져보는 데서 `따뜻한 금융`이 시작된다"며 "고객 편에 서서 진정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인 성장기반을 닦은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이 28일 경기도 기흥에 위치한 신한은행 연수원에서 2011년도 입사한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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