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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재건축 해프닝`..누구 말을 믿어야하나

이정훈 기자I 2006.03.06 14:38:25

재경부 "재건축 실질공급 확대검토 지시"..2시간도 안돼 "정책 변화없다"
"전달과정서 혼선" 해명..`이렇게 손발 안맞아서야` 비난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8·31 부동산대책 이후에도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한 재건축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재경부가 재건축 완화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가 2시간도 안돼 "그런 적 없다"고 해명, 빈축을 사고 있다.

재경부는 "간부회의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다"곤 하지만, 시세 상승과 재건축 추가대책 사이에서 가뜩이나 시장이 예민한 상황에서 나온 해프닝이라 비판의 강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 장태평 정책홍보관리실장은 6일 오전 간부회의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한 부총리께서 제2 롯데월드 승인 등으로 주변 가격이 상승하는 여러 상황이 있는데, 정말 이들 지역에서 가격이 오르는지 사실을 확인해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장 실장은 또 "강남 재건축과 강북 재개발 등지에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되고 있는지를 파악해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강남 재건축 등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되고 있다면 실질공급 확대방안을 포함해 실수요자 중심의 부동산 정책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장 실장이 전한 이같은 부총리의 발언 내용은 누가 봐도 재건축 규제완화를 암시하는 것으로 비치는 만큼 "부총리가 재건축 완화를 염두에 두고 발언한 것이냐", "실질공급 확대방안이 재건축 완화 밖에 더 있냐"는 기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다소 당황한 장 실장은 "재건축 완화는 절대 아니고 현행 제도하에서 할 수 있는 공급확대방안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조만간 강남 재건축 등을 겨냥한 추가대책을 앞두고 과격한 대책이 나와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지만, 이보다는 근본적으로 현상을 제대로 분석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뜻으로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의혹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더욱 당혹스러운 부분은 재경부가 2시간도 채안돼 이같은 브리핑 내용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해명자료를 낸 것.

재경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한덕수 부총리의 간부회의 발언과 관련해 "부총리가 재건축 실질공급확대 등 재건축 정책방향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고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재경부는 "부총리 발언내용은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이 실질 수요자의 수요증가에 의한 것인지, 투기수요에 의한 것인지 면밀히 분석해 보고하라는 것이었다"며 "재건축과 관련해 정책변화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간부회의에 참석했던 한 재경부 관계자는 "좀더 확인해봐야 겠지만, 부총리가 `재건축 공급확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며 "장 실장이 브리핑과정에서 다소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재경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과연 부총리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는지, 왜 나오지도 않았던 얘기를 브리핑에서 전달했는지는 충분히 납득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또 이에 대해 이해한다손 치더라도 부동산정책이 지속적으로 쏟아지는 가운데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부처인 재경부 내에서조차 이렇게 손발이 맞지 않는다면 누구 말을 믿어야할지 시장은 이래저래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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