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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민의 `부자는 돼지꿈만 꾼다`)돈 맡기고, 건강도 챙기고

홍정민 기자I 2005.01.31 12:20:00

은행은 고객 만족·잠재 고객 확보

[edaily 홍정민기자] 각 금융기관 PB들은 다른 계절보다 특히 겨울에 더 긴장합니다. 고객의 대부분이 60~70대 노인들으로 추운 날 빙판길에 넘어지기라도 하면 큰 사고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찬 바람이 불면 “운동하러 가실 때 꼭 모자를 챙겨 쓰시라”는 조언을 잊지 않는다고 합니다. 고객들의 연세가 지긋하시다 보니 PB들이 건강관리에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현재 각 PB센터에서는 이런 수요를 반영해 여러가지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현재 가장 인기있는 부분은 `해외 유수병원 연결 서비스`와 `노화방지 프로그램`입니다. 국내 은행권 PB센터 가운데 건강관리 서비스를 가장 선도적으로 실시해 온 조흥은행은 국내에서 검사한 고객들의 자료를 존스홉킨스 병원, 메사추세츠 종합병원(하버드대학교 교육병원), 엠디앤더슨 암센터, 메모리얼 슬로앤 캐더링 암센터 등 권위있는 의료기관의 의사들에게 전송, 재진단 및 치료 방향에 대한 소견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번역과 수속을 대행해주고 있습니다. 또 해외치료가 필요할 경우 비자 등 수속, 숙박, 현지 치료, 귀국 후까지 모든 부문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고객이 원할 경우에는 직접 현지까지 동행해주기도 하고요. 하나은행에서도 외국의 유명 병원에서 2차 진료를 소개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중동 부호들이 세계적인 병원들로부터 서비스를 받기 위해 설립한 `월드케어`라는 회사와의 제휴해 국내에서 진단을 받은 후 클리블랜드나 메사추세츠에 있는 유수의 병원에서 자료에 대한 소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줍니다. `웰빙` 바람을 타고 건강 관련 책이나 방송 프로그램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노화방지 프로그램`도 인기입니다. 몇몇 은행들은 압구정동 등 부촌에 위치한 예방의학 클리닉들과 제휴를 체결해 노화를 늦출 수 있는, 혹은 젊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일부 고객에게는 호르몬 치료 등 시술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 준다고 합니다. 건강검진 서비스는 기본입니다. 특히 심장병, 암 등 노인성 질환에 특화된 최신 장비를 사용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하는 은행도 있습니다. 조흥은행은 PB센터내에 전문 `헬스케어 코디네이터`가 상주해 고객의 혈압, 혈당, 체지방 등 기본적인 건강측정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치아, 피부, 간, 심장, 뇌질환 등 노인들의 관심이 높은 부분에 대한 세미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외환은행은 내달쯤 한 치과 병원과 함께 노인의 치아 건강에 대한 강의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무료 진찰뿐 아니라 사은행사도 진행한다고 하네요. `중년의 성(性)`을 주제로 한 세미나도 준비중입니다. 지난해에는 `차(茶)`, `풍수 인테리어`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를 통해 건강을 챙기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다죠. 또 한가지. 은행도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인지라 고객들을 건강관리 서비스에 활용(?)하거나 건강관리 서비스를 고객확대의 기회로 삼는 방안도 모색되고 있습니다. 한 시중 은행에서는 이제 막 병원을 개업한 의사들을 초청해 재테크, 자산관리 등에 대한 세미나 개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고소득 전문직인 의사를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제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잠재적인 파트너도 확보할 수 있다는 거죠. 반대로 건강관리 서비스를 위해 병원과 제휴하는 과정에서 병원 원장 등을 자연스럽게 고객으로 확보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 은행 PB센터 관계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건강관리 서비스는 최상의 경우 고객과 은행 모두에 이익이 될 수 있습니다. 고객들은 금융기관에 돈을 맡기는 동시에 건강까지 챙길 수 있고,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하면서 의사 등 잠재적인 고객도 마련할 수 있습니다. 건강관리 서비스는 의사들과의 관계 없이는 불가능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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