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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도 묘수 없는 신용평가, 업계는 ‘ESG·포용금융’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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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경 기자I 2026.05.06 05:20:00

미국·유럽·일본 신용위험 기반 금리체계 유지
건전성 고려해 현실적으로 ‘포용금융 확대’ 무게
김용범 “인식 전환, 임팩트 금융” 과거발언도 주목
긴장한 업계, 중금리대출·정부사업지원 잰걸음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데일리 김나경 김형일 최정훈 기자] 금융당국이 신용평가제·대출시장 구조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가운데 해외에서도 ‘과거 금융데이터’ 위주의 신용평가제를 유지하고 있어, 신용평가 방식을 대대적으로 바꾸기는 쉽지 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속가능성과 건전성을 고려할 때 포용금융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 현실적인 결론이라는 것이다. 임팩트 금융 등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언급한 해외사례들이 부상하며 민간에서도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업계에서는 해외의 신용평가체계(CSS) 사례와 금융사 건전성, 정책 지속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민간의 포용금융을 대폭 확대하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저신용 차주가 고금리로 내몰리는 구조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신용위험에 따른 금리 결정이라는 금융의 기본 원리와 기존 시스템을 고려할 때 이를 단기간에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해외에서도 연소득, 과거 대출·상환이력 중심의 금융데이터를 대체하는 신용평가체계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FICO(Fair Isaac Corporation)가 개발한 신용점수를 중심으로 신용평가가 이뤄진다. 개인의 결제 이력과 부채 수준, 신용 이용 기간 등을 종합해 점수를 산출하며, 이 점수가 대출 승인 여부와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점수 기반으로 금융 접근성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유사한 구조다.

유럽도 국가별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인 평가 구조는 크게 다르지 않다. 독일의 경우 ‘SCHUFA’라는 신용정보회사를 중심으로 신용정보가 관리되며, 상환 가능성을 확률 형태로 제시하는 등 방식에 차이는 있으나 과거 거래 이력을 기반으로 신용위험을 판단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영국은 여러 신용평가 기관이 동시에 점수를 제공하는 구조로, 금융기관이 이를 종합적으로 활용한다.

다른 주요 국가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은 점수 중심보다는 거래 정보 자체를 중시하는 평가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CIC’ 등 신용정보기관이 대출 이력과 상환 기록을 관리하고, 금융기관이 이를 바탕으로 개별 심사를 진행하는 구조다. 호주는 최근 포괄적 신용보고(CCR·Comprehensive Credit Reporting) 제도를 도입해 연체 정보뿐 아니라 정상적으로 상환 이력까지 반영하는 방향으로 신용평가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업계와 학계전문가들은 신용평가제 재설계보다는 포용금융 확대를 현실적 대안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학과 교수는 “데이터가 과거만 반영을 한다는 것도 원론적인 문제 제기이고, 결과적으로 포용금융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정책실장의 메시지”라며 “금융당국도 건전성을 위주로 감독했지 포용금융을 적극적으로 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본인도 반성을 한다고 했고, 그러한 인식의 전환을 촉구한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 이재명 대통령이 ‘잔인한 금리’라고 지적한 정책서민금융상품 불법사금융예방대출(옛 소액생계비대출)은 지난해 8월 연체율이 35.7%까지 높아져 건전성·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민간까지 확대하기는 어렵다는 평을 받았다.

이에 금융업계에서는 과거 김용범 실장의 발언, 정책방향을 분석하면서 포용금융을 더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용범 실장은 2017년 8월 금융위 부위원장 시절 “현재 은행의 담보대출 구조는 자산가격 변동 위험을 과도하게 차입자에게 전가시키고, 자산가격의 하락과 경기불황의 피해는 서민·취약계층에 집중돼 소득 불균형을 심화시킨다”며 “민간에서 연체자의 재기지원 등 사회적 배려가 금융의 중요한 가치라는 인식 전환이 일어날 수 있도록 법·제도적 인센티브가 재설계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김 실장은 사회적 가치와 재무 수익률을 동시에 추구하는 ‘임팩트 금융’ 등을 언급했었다. 주택·사회복지·교육 등 사업분야에 투자해 매년 수백억원의 수익을 내는 영국 자선은행, 네덜란드 트리오도스 은행 등의 사례도 제시했다.

금융사들은 이미 발표한 생산적·포용금융의 시행 속도를 높이는 한편 사회적 가치를 결합한 금융모델을 강화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4일 보도자료를 내고 올해 1조 5300억원 규모의 중금리 대출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이재명 대통령표 푸드뱅크 사업인 ‘그냥드림’에 3년간 100억원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발굴한 소외계층 가구에 최대 300만원씩 지원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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