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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협상하자" 트럼프 제안에…"NO" 거부한 하메네이

정수영 기자I 2025.03.09 16:46:14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라마단회의 주재
"겁박하는 세력 협상요구, 문제해결 목표아냐"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측과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에 나설 뜻을 밝혔지만, 이란은 협상 요구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며 양국간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단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8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라마단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로이터)
9일(현지시간) 이란 국영뉴스통신 IRNA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크치 외무장관은 이날 이란 국영TV가 ‘미국의 핵 프로그램 협상 요구에 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도 같은 내용을 들었지만, 아직 아무 서한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서한을 받더라도 양국간 협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테헤란에서 열린 라마단회의에서 “겁박하는 세력의 협상 촉구는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다”면서 “오히려 그것은 이슬람공화국에 그들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려는 시도”라고 강조했다고 IRNA는 전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라마단 회의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주재하는 가장 중요한 연례 회의 중 하나로 주요 국정 현안을 자세히 설명하고 이란의 전반적인 정책을 소개하는 자리다.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도 이 자리에서 “어떤 권력도 한 지도자를 지지하고 단결해 움직이는 국가를 무너뜨릴 수 없다. 적들이 어떤 위협을 가하더라도 우리는 대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란 국민은 단결을 통해 적에 맞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도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의에서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압박 정책과 위협을 계속하는 한 직접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시 체결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 행동계획)에서 탈퇴했다. 이 핵합의가 이란의 위협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한 채 경제적 보상만 제공한다는 게 이유였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지난달 7일 미국이 핵합의 타결 3년 만에 이를 일방적으로 뒤집은 일을 가리키며 “지금 재임 중인 사람(트럼프 대통령)이 그 합의를 파기했다”며 “미국과 협상해도 아무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을 거부할 경우 이란에 군사적 조처를 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지난달 초에는 이란에 대한 고강도 경제 제재 등으로 ‘최대 압박’에 나서도록 재무부에 지시하는 각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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