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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서한을 받더라도 양국간 협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테헤란에서 열린 라마단회의에서 “겁박하는 세력의 협상 촉구는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다”면서 “오히려 그것은 이슬람공화국에 그들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려는 시도”라고 강조했다고 IRNA는 전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라마단 회의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주재하는 가장 중요한 연례 회의 중 하나로 주요 국정 현안을 자세히 설명하고 이란의 전반적인 정책을 소개하는 자리다.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도 이 자리에서 “어떤 권력도 한 지도자를 지지하고 단결해 움직이는 국가를 무너뜨릴 수 없다. 적들이 어떤 위협을 가하더라도 우리는 대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란 국민은 단결을 통해 적에 맞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도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의에서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압박 정책과 위협을 계속하는 한 직접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시 체결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 행동계획)에서 탈퇴했다. 이 핵합의가 이란의 위협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한 채 경제적 보상만 제공한다는 게 이유였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지난달 7일 미국이 핵합의 타결 3년 만에 이를 일방적으로 뒤집은 일을 가리키며 “지금 재임 중인 사람(트럼프 대통령)이 그 합의를 파기했다”며 “미국과 협상해도 아무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을 거부할 경우 이란에 군사적 조처를 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지난달 초에는 이란에 대한 고강도 경제 제재 등으로 ‘최대 압박’에 나서도록 재무부에 지시하는 각서에 서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