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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A씨는 경찰서를 나와 승합차를 타고 검찰로 이동했다. 그는 검찰에 송치되기 전 경찰서 밖에서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고 왜 (피해자를) 찾아갔냐. 계획 범행이었냐”는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또 “보복할 생각으로 범행했느냐”는 질의에는 고개를 젓고 답변하지 않았다.
A씨는 지난 17일 오전 5시 54분께 인천시 남동구 한 아파트 복도에서 전 연인인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미리 준비한 흉기를 들고 B씨 자택에 찾아가 주변에서 기다린 뒤 출근하는 B씨를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을 말리던 B씨 어머니는 A씨가 휘두른 흉기에 양손을 다친 뒤 집 안으로 피신해 112에 신고했다.
A씨는 범행 후 자해를 시도한 뒤 의식 불명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가 치료를 받았고 경찰은 퇴원과 동시에 그를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달 10일 B씨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을 받고도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 2월 19일 교제 폭력으로 경기 하남경찰서에서 신고 접수된 뒤 지난달 2일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피소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9일 스토킹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중 B씨의 자택 주변을 배회하다 현행범으로 체포돼 조사받고 4시간 만에 풀려나기도 했다.
A씨는 경찰에 “B씨가 헤어지자고 하고 나를 무시해 화가 나 범행했다”며 “스토킹 신고에 따른 보복 행위는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형법상 살인보다 형량이 무거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혐의 적용을 검토했지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보고 살인 혐의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