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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완전한 자율주행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로 인공지능(AI)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 관련 특허출원도 늘어나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스스로 주행하기 위해 인지와 판단, 제어 기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지 기능은 카메라·레이더·라이다 등의 센서를 통해 주변 환경정보를 파악하는 것이고, 판단 기능은 인지된 정보를 바탕으로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주행 옵션을 선택하는 것이며, 제어 기능은 선택된 옵션에 따라 자동차를 움직이게 한다. 운전자가 필요 없는 완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인지·판단·제어 기능의 자동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이 바로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자율주행 분야의 인공지능 기술 관련 특허출원은 매년 15건 이내로 출원이 미미했지만 2016년을 기점으로 지난해까지 연평균 50% 이상씩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전체 자율주행 기술의 출원은 2860건에서 4082건으로 연평균 9.3% 증가했다. 이 중 인공지능 관련 기술의 출원 비율은 2016년 이전에 1% 이내에서 2019년 5%대를 넘어섰다. 이러한 추세는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 가능성이 높아진 것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자율주행차들의 사고가 잇따르면서 완전자율주행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어 인공지능을 통해 자율주행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기술수요가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부 기술별로 살펴보면 자율주행 핵심기술인 인지·판단·제어 기술보다는 배차, 교통제어와 같은 자율주행 지원 인프라기술에 대한 출원이 285건(46%)으로 가장 많았다. 스마트 교통체계가 확산되고 인공지능을 쉽게 접목할 수 있는 분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66%씩 급증하고 있다. 자율주행 핵심 기반기술 관련해서는 인지기술 171건(28%), 판단기술 113건(18%), 제어기술 48건(8%) 등의 출원이 이뤄졌다. 특히 인지기술 관련 출원이 많아 자율주행에 중요한 차선·교통신호 등의 정적 환경정보와 차량·보행자 등의 동적 환경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기술이 핵심기술로 급부상하고 있다.
출원인 국적별로는 내국인 출원이 90% 이상으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외국인 출원은 10% 내에 그쳤다. 내국인 출원 중에서는 대기업 23%(140건), 대학·연구소 22%(136건), 중견기업 5%(31건), 중소기업 30%(186건), 개인 8%(49건)를 차지했다. 전체 자율주행기술의 다출원 기업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주도한 반면 인공지능과 관련해서는 LG전자(66건), 삼성전자(27건), 현대자동차(18건), 모빌아이(14건), 전자통신연구원(9건), 만도(8건) 등 IT기업이 전체 출원을 주도하고 완성차 및 부품기업들이 뒤쫓고 있는 양상이다. 김희주 특허청 자율주행심사팀 심사관은 “인간이 신뢰할 수 있는 완전자율주행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인지분야 뿐만 아니라 판단과 제어 분야에도 인공지능의 활용은 필수적이기 때문에 앞으로 관련 분야의 특허출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급성장하는 자율주행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이 인지·판단·제어 관련 자율주행 핵심기술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