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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진행된 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시인 김기림이 1948년 펴낸 시집 ‘새노래’에 담긴 ‘새나라송’의 한 구절을 읊었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나라”는 이날 문 대통령이 27분간 연설한 경축사의 핵심이다. 시인은 광복 이후 지향해야 할 시대적 과제를 경제건설로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나라’는 외세의 침략과 지배에서 벗어난 신생독립국가가 가져야 할 당연한 꿈이었다”면서 “저는 오늘 어떤 위기에도 의연하게 대처해온 국민들을 떠올리며 우리가 만들고 싶은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시 다짐한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이 우리에게 가하는 경제 보복을 극복하겠다는 다짐을 재확인한 셈이다.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예로는 ‘아무르강’과 ‘서산’이 등장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원하는 나라는 농업을 전공한 청년이 아무르강가에서 남과 북, 러시아의 농부들과 대규모 콩농사를 짓고 청년의 동생이 서산에서 형의 콩으로 소를 키우는 나라”라고 구체적인 예시를 들었다.
아무르강 유역은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2011년 러시아 방문 당시 북러 양국간 농업 분야 협력 문제를 논의했다. 이후 실제 아무르주에서 20만ha 규모의 유휴 농지를 빌려 대규모 농장을 설립해 곡물을 생산하는 방안이 추진되기도 했다. 북한은 아무르주와 자매결연을 맺고 2012년부터 농업협력을 시작했다.
서산은 ‘소떼 방북’으로 남북간 교류와 경협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을 떠올리게 한다. 정 전 회장은 지난 1998년 두 차례에 걸쳐 소떼 1001마리를 이끌고 판문점을 넘으면서 금강산 관광 사업의 물꼬를 텄다. 당시 북한으로 보내진 소들은 정 전 회장이 서산에 조성한 한우농장에서 기른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의 사람과 물자가 자유롭게 왕래하고 여기서 재생산된 물자가 비단 한반도에 머물지 않고 전세계로 퍼져 나가는 미래상을 그려낸 셈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경제활동 영역이 한반도 남쪽을 벗어나 이웃 국가들과 협력하며 함께 번영하는 나라”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