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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3월 기업인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집회가 서초구 법원·검찰 청사 앞에서 열렸다.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모인 서울 시내 6개 여대 연합인 ‘우리의 증언’ 200여명의 여성들은 미리 공지된 드레스코드에 맞춰 검은 색 옷과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들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김종승 더컨텐츠 대표 등의 이름을 외치며 “권력남용 가해자는 똑똑히 들어라. 여성의 이름으로 너희들을 징벌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자유발언에 나선 한 참가자는 “성적 착취와 폭력 일어날 때마다 이를 사적인 사고로 규정했던 남성카르텔 분노하고 부조리한 체제와 이 구조를 만든 법원과 검찰에게도 분노한다”며 “구조적 폭력 되물림 하면 안 되고 우린 더 이상 눈 뜨고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도 “국민 무관심 속에서 제대로 된 처벌 넘어가려는 가해자들 진상규명 해야 한다”며 “한 사건 종결을 넘어 연예게 성폭력 문화 뿌리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가해자’라는 문구를 적어놓은 검은 실루엣 형상에 양궁을 쏘고 가해자를 상징하는 박스를 부수는 등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상여자다’, ‘여자답다’며 환호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5월 검찰 과거사위가 ‘장자연 리스트’ 의혹 중 강제추행 사건의 수사를 권고하며 다시 조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성과가 미미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후 장씨의 성폭행 사건 목격자인 배우 윤지오씨가 증언에 나서며 재수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이달 12일 청와대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사건 수사 기간 연장 및 재수사 청원 글에는 이날 기준 약 69만명이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