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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 송이버섯·제주귤 선물교환…김정은 서울답방 신호탄?

김성곤 기자I 2018.11.11 14:48:30

北, 평양정상회담 직후 송이버섯 2톤 선물…靑, 이산가족에 배분
靑, 北 송이버섯 선물 답례로 “제주산 귤 200톤 북측에 선물”
김정은 서울답방 불확실성에도 靑 “조기답방 문제없다” 희망
文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한라산 구경시켜줄 수 있다” 언급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지난 9월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 서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남북이 송이버섯과 제주산 감귤을 선물로 주고받으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답방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 상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은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큰 틀에서 보면 남북관계는 북미관계 개선 흐름과 궤를 같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이 북미관계 개선을 견인한 경우 또한 적지 않다는 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답방이 성사되면 한반도 비핵화는 물론 항구적 평화구축에 결정적 전기가 마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北 송이버섯 南 제주산 감귤 200톤 ‘주거니 받거니’…김정은 답방 사전정지 작업의 일환?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9월 20일 문 대통령의 평양정상회담을 위한 방북과 관련해 송이버섯 2톤을 선물했다. 지난 2000년과 2007년 평양정상회담 이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송이버섯을 선물한 전례를 따른 것이다. 청와대는 송이버섯 선물 2톤을 아직까지 이산의 한을 풀지 못한 미상봉 이산가족 고령자 4000명에게 추석선물로 각각 500g씩 나눠줬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북한에서 마음을 담아 송이버섯을 보내왔다. 북녘 산천의 향기가 그대로 담겨있다”며 “부모형제를 그리는 이산가족 여러분께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며 “보고픈 가족의 얼굴을 보듬으며 얼싸안을 그날 올 것이다. 그날까지 건강하시기 바란다”고 기원했다.

50여일 뒤 이번에는 청와대가 화답했다. 청와대는 11일 오전 8시 우리 군 수송기가 제주산 귤을 싣고 제주공항을 출발해 평양 순안공항으로 향했고 밝혔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와 관련, “평양으로 보내는 귤은 9월 평양정상회담 때 북측이 송이버섯 2톤을 선물한 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남측이 답례하는 것”이라면서 “귤은 모두 200톤으로 10kg 들이 상자 2만개에 담겼다”고 설명했다. 천해성 통일부차관과 서호 청와대 통일정책비서관은 아침 8시발 군 수송기를 타고 평양으로 가서 북측에 답례선물을 인도했다. 200톤의 귤은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하루에 두 번씩 모두 4차례로 나눠서 운반된다. 김 대변인은 답례품목으로 제주산 귤을 선정한 것과 관련, “귤은 북한 주민들이 평소 맛보기 어려운 남쪽 과일이고, 지금이 제철이라 선정됐다”며 “대량으로 보내 되도록 많은 북한 주민들이 맛을 보게 하고자 하는 마음도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북측의 송이버섯 선물과 남측의 제주산 감귤 답례는 남북이 단순히 평양 남북정상회담만을 기념해서 선물을 교환했다고만 볼 수 없다. 여전히 유동적이지만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답방을 위한 대비한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의 답방을 전제로 제주도 방문 및 남북 정상의 한라산 등반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靑 “김정은 조기답방 문제 없다”…文대통령도 ‘남북정상 한라산 등반’ 가능성 언급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최대 성과 중 하나는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답방 약속이었다. 다만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관계, 국내 보수진영의 반대 정서 등을 고려할 때 과연 성사되겠느냐는 꼬리표도 늘 따라다녔다. 청와대는 이에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답방에 대한 희망을 끊을 놓지 않았다. 북미관계개선의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상황에서 남북관계 진전을 통해 한반도 정세 변화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런 점을 종합할 때 제주산 귤을 북측에 선물한 것은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답방은 물론 한라산 등반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20일 방북 사흘째를 맞아 김정은 위원장과 백두산 천지에 오르는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한 바 있다. 만일 김 위원장의 답방이 성사되면 한라산 등반은 유력한 경우의 수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원희룡 제주지사의 경우 10일 한라산 백록담에 올라 ‘남북 정상의 한라산 등반’과 관련해 백록담에 착륙하는 방법과 정상에서 700미터 떨어진 헬기장에 착륙하는 방법 등을 점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8일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산행에서 “제가 올라갔을 때 워낙 따뜻한 환대를 받아서 실제로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 답방을 할 때 정말 어디를 가야 될지 조금 걱정이 된다”면서도 “아마도 ‘백두에서 한라까지’ 이런 말도 있으니까 원한다면 한라산 구경도 시켜줄 수 있다”고 언급, 주목을 받았다. 또 지난 1일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 역시 김 위원장의 답방과 관련,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 시기에 대해선 저희는 열려있다. 남북간에 계속 협의해나갈 것이고 저희는 하여간 올해 안에 되길 기대하고 있다”며 “조기 답방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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