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독자노선 재천명 安, 시험대 오른 리더십

하지나 기자I 2016.03.06 16:42:39

당 지지율 21%→9%로 한자릿수 추락
끊임없는 당내 갈등설..안철수 리더십 부재 ''논란''
수도권연대 논란 재점화 가능성..공천 둘러싸고 갈등 부각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죽는다면 이 당에서 죽겠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6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제안한 야권통합을 단칼에 거절했다. 안 대표는 지난 4일 심야 연석회의와 비공개 최고위에서 통합거부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이날 또다시 기자회견을 갖고 독자노선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안 대표의 명확한 의사표현에도 당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김종인 대표의 말 한마디가 여전히 국민의당 전체를 요동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는 4.13 총선까지 38일 남은 상황에서도 당의 방향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국민의당 창당 이후 안 대표의 리더십은 끝없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 야권연대 여부 등을 놓고 당내 갈등 또한 그치지 않았다. .

◇제3정당 효과 부족..지지율 한자릿수 하락

지난해 12월 13일 안철수 대표는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며 더민주를 탈당했다. 윤여준·한상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을 내세워 국민의당을 창당한 지 벌써 한달이 지났다. 한 때 새로운 정당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21%까지 치솟으며 더민주를 앞섰다. 제1야당이 교체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넘쳐났다.

지지율 상승은 오래가지 않았다. 최근 국민의당 지지율은 한자릿수로 하락하며 9%까지 곤두박질쳤다. 대안정당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데 실패한 탓이다. 선거구 획정안·테러방지법안과 관련해서도 국민의당은 제3당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심지어 이슈 선점에서도 국민의당은 밀리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난데 이어 더민주가 컷오프 등 친노·패권주의를 청산하기 위해 발빠르게 개혁공천에 나서면서 국민의당이 설 입지도 좁아졌다.

◇당내 갈등설 표출..安 리더십 부재

국민의당은 창당 전부터 구성원간 화학적 융합에 대한 우려감이 적지 않았다. 물론 창당 60여일만에 총선을 치뤄야하는 속전속결 상황 속에서 내부 갈등을 제대로 봉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어느때보다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안철수 대표는 제대로 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 심지어 당의 계속되는 위기는 안 대표의 리더십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 대표 본인의 지지율도 하락했다. 3일 리얼미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 대표의 차기 지지율은 전주보다 2.9%P 하락한 8.2%를 기록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11%)에게 3위를 내어주며 4위로 내려앉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국민의당이 한 목소리를 내며, 단결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안 대표가 당 내부에서 조정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승만 대통령 국부론’을 둘러싼 논란에서 시작해 대북정책, 호남권 물갈이론, 원내교섭단체 구성과 인재 영입, 그리고 최근 야권통합에 이르기까지 당 지도부들조차 엇갈린 의견을 내세웠다.

◇수도권 연대 ‘불씨’.. 호남권 공천 논란

안 대표의 독자노선 고수에도 수도권 연대는 여전히 불씨로 남아있다. 이날 최원식 수석대변인은 “수도권 연대도 없다”며 당 내부 의견이 정리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권교체’와 ‘새누리당 압승 저지’를 위해 수도권 연대는 불가피하다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또한 천정배 대표,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의 경우 제3당체제보다는 여당의 과반의석 확보 저지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아울러 현역의원의 공천을 앞두고 당내 갈등이 표출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국민의당은 ‘권역별 현역의원 20% 컷오프’를 공천 시행세칙으로 담고 있다. 이를 광주지역에 적용하면 1~2명의 현역의원이 공천을 받지 못할 수 있다. 호남권 물갈이론에 대한 갈등도 불거질 수 있다.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내심 40∼50석을 기대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에도 교섭단체구성 요건인 20석 이상은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제3당의 입지를 보여주지 못할 경우 안 대표의 차기 대권가도는 물론 국민의당의 운명도 위태로울 수 있다. 하루 빨리 당내 갈등과 논란을 정리하고 지지율 반등을 위한 전략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안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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