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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해양수산분야에 투자해 주세요. 여러분들에게 큰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모아놓고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한다. 29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해양수산 신산업 창출을 위한 투자유치 설명회’에서다. 이번 행사가 주목받는 것은 이 장관이 민간 투자 유치를 위해 직접 아이디어를 내 추진하는 ‘첫 작품’이기 때문이다.
세월호 사고 수습으로 진도에 머물던 이 장관은 이날 서울에 올라와 CEO들 앞에서 ‘해양수산 분야에 진출해 성공을 거둔 기업들’을 소개한다. 행사 시작 전에는 약 30분 가량 CEO들과 사전 환담 시간도 갖는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일부 IR 행사가 있기는 했지만, 장관이 국내 기업 CEO들을 상대로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경우는 정부 부처를 통털어서 역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행사에는 박진수 LG화학(051910) 부회장과 강영중 대교홀딩스 회장, 조현철 대명레저산업 대표, 김성회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등 해양수산분야에 생소한 대기업· 중견기업 CEO 26명이 참석한다. 해수부 입장에서는 투자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어 보이는 기업들은 모두 부른 셈이다. 예컨대 리튬을 수입해 2차전지를 만드는 LG화학에게는 해양 용존리튬 추출사업의 투자 가능성을 엿봤다. 강원심층수의 대주주인 대교홀딩스에게는 해양심층수 사업 참여를 독려할 생각이다.
해수부는 이날 모인 26명의 CEO에게 해양수산 분야에서 사업화가 가능한 리스트 약 250개가 담긴 책자도 만들어 나눠줬다. 이 리스트는 “설명회를 들은 CEO들이 회사로 돌아가서 다시 찾아볼 수 있도록 사업목록을 만들라”는 이 장관의 지시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 리스트가 있다면 CEO들은 수천, 수만가지 신사업을 착안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 장관 생각이다.
해수부는 이번 행사에서 ‘투자유치 목표치’를 따로 설정해 놓지 않았다. 일단 얘기를 들어보고, 투자 여부에 대한 검토만 해달라는 읍소다. ‘친절한(?)’ 해수부는 설명회가 끝난 뒤에는 이번 정책에 대한 기업 분석에 착수하게 된다. 각 사업의 수익성을 면밀피 살펴본 뒤, 연말쯤 CEO들에게 조사 결과를 보내줄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당장 투자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연말까지 꼼꼼하게 검토한 뒤 투자 여부를 결정지어 달라는 것”이라며 “기업인들이 투자 검토하는 데 있어 불편함이 없도록 계속 자료를 제공해 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 장관은 이날 ‘원탁의 기사’에 나오는 거웨인의 예를 들어 해양수산분야 투자를 독려한다. 거웨인은 아서왕을 위해 흉측하게 생긴 마녀와 결혼했지만,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해 마법을 풀고 마녀를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모시켰다. 이 장관은 “지금은 낙후되고 형편없어 보이지만, 꾸준한 투자가 있으면 각광받는 효자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연안여객분야, 어선원 구면조끼, 수산가공분야 등이 새로운 투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