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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이민법 없애라"..EU, 스위스 고립전략 본격화

이정훈 기자I 2014.02.17 10:38:58

EU, 대규모 연구·교육 프로젝트서 스위스 배제
전력협정도 중단..바호주 "EU 혜택 못누린다" 경고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유럽연합(EU)이 최근 EU 시민들의 대규모 이민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스위스에 대한 압박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규모 연구개발, 교육 프로젝트에서 스위스를 제외시키기로 한 것이다.

EU 집행위원회는 16일(현지시간) 총 800억유로를 투자해 야심차게 시작하는 다자간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인 ‘호라이즌(Horizen) 2020’ 협상에 잠정적으로 스위스를 참여시키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147억유로 규모로 400만명 이상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교환학생, 직업교육, 해외 자원봉사 등의 기회를 제공하는 에라스무스 플러스(Erasmus+) 협의에도 스위스 참여를 불허하기로 했다.

이들 두 프로젝트는 올해부터 오는 2020년까지 진행되는 사업들로, 최근 EU 이외 국가들까지 사업을 확대하려는 추세로 볼 때 스위스를 배제시킨 것은 이례적인 강경 조치로 보인다. 스위스 과학자들은 ‘호라이즌 2020’ 이전의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EU로부터 18억유로를 지원받았었다.

집행위원회측은 “이들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스위스 대표단과 긴밀한 접촉을 이어오고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두 프로젝트 모두 연구 개발자들과 대학생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한 것인 만큼 스위스를 한시적으로 제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EU도 스위스와 공동으로 추진하던 국가간 전력 공동개발·사용 협정 협상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이같은 EU측의 행보는 28개 회원국들간의 자유로운 인력 교류를 근간으로 하는 EU의 존립을 위협하는 스위스 결정을 번복하게 만드려는 압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 호세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도 최근 “스위스가 EU와의 합의를 위반하고 이민자 쿼터(한도)를 부활하려는 시도는 스위스와 28개 EU 회원국들간 관계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어 “스위스가 이민자 쿼터를 관철시킬 경우 앞으로는 EU로부터 받아온 모든 혜택들을 누릴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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