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다음달에도 고된 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흥국의 성장 둔화 우려에 G2(미국,중국)의 변동성 확대까지 겹치며 외풍이 강하게 불어올 전망이다.
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1월 한 달동안 코스피는 5.02%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2월에도 이와 같은 조정장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추가하락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르헨티나발 위기에 대해 글로벌 투자자들은 다른 신흥국으로 번질 것을 우려해 자금을 거둬들이고 있다. 신흥국위기가 한국 증시에 직접적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지만 다음달까지 투자 심리 위축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도 심상치 않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기업이익은 증가하고 있지만 임금은 이를 따르지 못하고 있어 소비개선이 한계에 이를 것이라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재융자신청건수도 줄어드는 등 주택시장 개선세도 둔화되고 있다.
중국 PMI제조업지수 역시 49.6을 기록했다. 기준선 50은 경기의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축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중국의 경기둔화가 현실화 되고 있는 셈이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테이퍼링이 일정수준 마무리 될 때 까지 중국 경제가 유동성 통제의 압박을 받는 구도가 이어질 것”이라며 “향후 경기모멘텀이 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부 동력이 없다는 것도 발목을 잡는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4분기의 실적 충격이 예상보다 빨리 전개되며 조정의 폭이 커지고 있다”며 “주가의 본질적 흐름을 좌우하는 기업 실적이 본격적인 하향세에 진입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수의 반등은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가 기대치에 밑도는 4분기 영업실적을 내놓은데다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 등 다른 대형주의 실적도 마뜩찮았다. 1분기 실적의 개선 여부가 가늠되는 3월까지 대형주의 흐름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모멘텀의 부재 속에서도 하락세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외여건이 불안하지만 주가를 구조적으로 끌어내릴 악재는 아니다”라며 “모멘텀보다 밸류에이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수준인 만큼, 주가가 하락한다면 절호의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 직후 코스피는 PBR 0.78배 수준으로 하락한 바 있다. 그러나 직후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이 복원된 바 있다. 김 팀장은 “많이 오른 해외 증시야 조정에 민감할 수 있겠지만 여전히 PBR 1배수준인 우리 증시는 하락의 당위성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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