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포스코에 '北나진항 공동개발' 제안

정태선 기자I 2012.11.23 12:25:29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러시아가 포스코에 북한 나진항 제3항을 공동으로 개발하자고 제안했다.

포스코(005490) 측은 23일 러시아 정부가 나진항 제3항의 지분을 갖고 있는 자국 철강회사인 메켈사를 통해 이런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사인 메첼(Mechel)은 러시아 5대 철강사이자 최대의 자원개발기업 중 하나로서 석탄, 철강, 발전 분야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2011년 매출액이 125억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업계에 따르면 북한은 나진항 1항, 2항은 이미 중국과 공동 개발하기로 결정됐다. 당초 중국은 3항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려 했지만 북한은 이 개발권을 러시아에 약속했다. 러시아 메첼사는 나진 3항 지분을 갖고 있다.

러시아는 시베리아, 연해주의 석탄을 실어나르는 항구로 나진항 제3항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러시아의 유일한 부동항인 블라디보스토크가 최근 겨울철 부분 결빙 현상을 보여 나진항 개발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 상태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2010년, 러시아 메첼사와 공동투자·항만 현대화·인프라 건설 등 포괄적 협력에 합의했고, 작년 11월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러시아 메첼사와 포괄적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포스코는 이번 제안이 대북 문제 뿐아니라 외교적으로도 민감한 사항이 될 수 있어 정부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나진·선봉 경제무역지대는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국경을 맞대고 있어 미국, 중국 간 미묘한 외교적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또 러시아와의 나진항 3항 공동개발은 이미 1, 2항 개발권을 따낸 중국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의 5.4조치(천안함 사태에 따른 남북교류협력 중단)도 포스코의 북한 진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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