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1월 03일자 30면에 게재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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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됐다는 이야기, 살기가 팍팍해져 돈 버는 일 외에는 눈 돌릴 여유조차 없다는 이야기. 공연문화에는 통하지 않았다. 아니 이런 진단을 비웃기라도 하듯 시장규모는 날로 커지고 관객들의 욕구와 눈높이도 덩달아 높아졌다. 비수기 성수기도 따로 없다. 해마다 연말에 가열됐던 분위기를 다독이는 시기로 여겨지던 1월, 올해는 이미 대작 뮤지컬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오리지널, 라이선스 등 구분도 무색하다. 2012년 상반기부터 쏟아질 공연들로 대작 뮤지컬의 춘추전국시대가 거세게 열릴 전망이다.
15세기 슬픈 사랑노래를 다시
뮤지컬 대격전의 포문은 `노트르담 드 파리`가 연다. 프랑스 3대 뮤지컬 중 하나로 꼽히는 명작이다. 빅토르 위고(1802~1885)의 동명소설이 원작. 15세기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집시여인을 사랑한 꼽추 `콰지모도`의 슬픈 사랑이야기를 그렸다.
1998년 파리 초연 후 대사 없이 노래만으로 진행하는 송스루 뮤지컬의 대표작이 됐다. 시적인 가사와 감미로운 음악, 상징적 무대미학이 배우들의 폭발적인 연기와 조화를 이루며 극찬을 받았다.
2005, 2006년 내한해 국내 뮤지컬 붐을 촉발한 오리저널팀이 다시 온다. 6년 만이다. 프랑스어에서 영어 버전으로 바뀌는 것이 예전과 달라지는 점이다. 콰지모도 역의 맷 로랑이 다시 출연하고, 연출가 질 마으 등 30여명의 오리지널 스태프들이 가세한다. 100kg이 넘는 대형종, 감옥 쇠창살, 움직이는 기둥과 석상 등 30톤이 넘는 장비도 챙겨온다.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19일부터 2월26일까지. 02-541-3182.
러시아의 광활한 대서사시
러시아 소설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1890~1960)가 1957년 발표한 동명 대하소설, 또 영화로 그 명성을 이어간 `닥터 지바고`가 뮤지컬로 찾아든다. 25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들인 국내 초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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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볼셰비키 혁명을 배경으로 한 남자의 열정과 사랑을 옮긴 대서사시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지킬 앤 하이드` 등에서 가창력으로 객석을 매료시킨 홍광호가 차기작으로, 지난해 11월 전역한 주지훈이 컴백작품으로 `지바고` 역을 골랐다. 라라 역엔 김지우와 전미도, 파샤 역엔 강필석이 캐스팅됐다.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저지 보이스` 등을 만든 데스 맥아너프가 연출을 맡았다.
한국·미국·호주의 제작사가 공동으로 만들었다. 지난해 2월 호주에서 첫 공연을 올렸으며 한국공연에 이어선 2013년 웨스트엔드, 2014년 브로드웨이 진출이 예정돼 있다.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27일부터 6월3일까지. 1588-5212.
`19세기 다이애나`의 극적인 삶
20년간 롱런한 유럽 대표 뮤지컬도 온다. 올해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오스트리아 뮤지컬 `엘리자벳`이다. 극적인 삶과 미모로 `19세기 다이애나`로 불리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가의 마지막 황후 엘리자베스의 일대기를 다뤘다. 자유분방한 소녀였으나 황후가 되면서 갑갑한 궁전 속 삶을 견디기 힘들어하며 늘 죽음의 유혹을 받던 엘리자베스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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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빈에서 초연한 뒤 유럽 전역을 휩쓸었다. 국내에선 초연이다. 결혼식, 무도회, 대관식 등 성대했던 황가 합스부르크 가의 모습을 재현해 풍성한 볼거리를 입혔다.
지난해 `햄릿`과 `몬테크리스토`의 한국공연을 연출한 로버트 요한슨이 연출을 맡는다. 그의 무대에 그룹 JYJ의 김준수와 가수 옥주현, 탤런트 송창의, 뮤지컬배우 류정한·박은태 등 뮤지컬 스타들이 줄줄이 출연을 확정했다.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2월9일부터 5월13일까지. 02-6391-6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