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민주화 이후 사회당의 본거지였던 바르셀로나와 세비야, 카스티야라만차 등 주요 지역은 모두 국민당으로 넘어갔다. 올해 1분기 실업률이 21%, 청년실업률은 무려 45%에 달하는 등 극심한 고용난이 지속되면서 이에 참다못한 젊은이들은 현 정권에 대한 반감을 대규모 시위로 해소하고 있다.
사회당의 선거 참패 소식은 곧바로 스페인의 재정위기 우려로 이어졌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각종 재정개혁 작업이 집권당의 선거 패배로 보류되거나 아예 무산될 수 있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장 국민당 소속 지방 자치단체장들은 중앙정부의 부채 경감 방안에 반기를 들 조짐이 감지된다.
이에 이날 스페인 10년 만기 국채와 유럽 기준 국채인 독일 10년 만기 국채(분트)와의 수익률 격차(스프레드)는 올 들어 최대 상승폭을 보이며 261베이시스포인트(bp)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사파테로 정권은 정치적 불안에도 계획했던 국영기업들의 민영화 방안은 일단 계속해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국영 복권회사 LAE(Loterías y Apuestas del Estado)의 지분 매각을 위해 금융 및 법률 자문사 3곳을 선정, 이를 곧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우렐리우 마르티네스 LAE 회장은 정부가 LAE의 지분 30%를 기업공개(IPO)를 통해 매각하길 희망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65억~75억유로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AE는 2009년 30억유로의 흑자를 기록했을 정도로 수익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정부는 이외에도 대형 공항 두 곳의 민영화를 추진 중이다.
스페인의 작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규모는 9.2%. 정부는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비롯한 재정개혁을 통해 GDP 대비 적자 비율을 올해 6%, 내년에는 4.4%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허리띠 졸라매기에 지친 국민이 등을 돌리면서 개혁에 대한 지지 여론이 약화되고 있는데다 각계에서 정부 방안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은 정부의 개혁 추진에 커다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