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효석 기자] KT가 공기업적 성격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KT는 특히 이사회 구조를 강화해 지배구조 취약점을 보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대외 이미지를 개선시켜 해외시장 진출 및 선진기업들과의 제휴 활동에 활용한다는 방안이다.
KT(030200) 관계자는 22일 "이사회내 설치된 지배구조위원회가 `지배구조 관련제도 개선안`을 의결했다"면서 "올해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에 편입되면서, 기업지배구조 평가점수를 높이려 개선사항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결정됐다"고 말했다.
DJSI(Dow Jones Sustainability Indexes)는 미국 지수업체 다우존스와 스위스 투자기관 샘(SAM)이 1999년 공동 개발한 `착한 기업` 지수다. 기업의 지배구조를 비롯해 경제·사회·환경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매년 지수에 편입할 우량 기업을 선정·발표한다.
KT는 올해 초 이사회내 지배구조위원회를 신설, 상시적으로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배구조위원회는 사외이사 4명과 사내이사로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이 참여중이다. 이번에 KT 지배구조위원회가 의결한 지배구조 관련제도 개선안을 주로 이사회의 독립성·투명성 제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KT는 최대주주를 통한 오너경영을 하고 있지 않다. 국민연금공단이 지분율 7.69%로 최대주주에 올라 있을 뿐이다. 때문에 투명경영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외풍에 부침이 있다는 단점도 있다. 이석채 KT 회장도 "KT의 지배구조는 공기업적 성격이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KT는 투명하고 독립적인 이사회 구조를 통해 지배구조 문제를 보완한다는 방안이다.
포스코가 대표적 벤치마킹 사례다. 포스코도 KT와 마찬가지로 뚜렷한 단일 최대주주 없이 지분이 분산돼 있지만, 이사회가 중심이 된 기업지배구조로 꼽힌다. 사외이사는 회사와 관련이 없는 각계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자문단에서 제안한 3배수 후보 중에서 선임함으로써 CEO나 회사의 영향력이 배제되도록 하고 있다. 또 2006년부터 CEO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해 사외이사가 주축인 이사회가 CEO의 경영활동을 감시·견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상설화된 지배구조 개선위원회는 지난 5월 `2010년 지배구조위원회 운영 계획`을 결정한 뒤, 처음으로 지배구조 관련 제도 개선작업에 착수했다"면서 "특히 이번 지배구조 개선작업은 DJSI와 연계해 대외적인 기업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일부 국가는 제품을 구입할 때 본사는 물론 협력 업체에 대해서도 DJSI와 같은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평가한 후 결정을 내리는 사례도 있다"면서 "앞으로 해외시장 진출이나 선진기업들과의 제휴, 해외 투자기관으로부터의 안정적인 재원 조달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사회 중심경영의 한계도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최고경영자(CEO) 선임 때마다 나타나는 잡음이다. 때문에 GE처럼 CEO 승계 프로그램을 정착시키는 것도 외풍을 차단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이석채 회장 취임 후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 KT를 아직도 공기업 시각으로 바라보는 시선들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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