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태선기자] 수입물가가 두달 연속 내리면서 17개월만에 처음으로 전년동월대비 하락세를 기록했다. 수출물가도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두달 연속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10월 수출입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달보다 1.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간의 오름세를 뒤로 하고 지난달 4.9% 급락한데 이어 두달 연속 내림세를 이어간 것이다.
이로 인해 지난 여름(6~8월)만 해도 전년동월비 7~9%에 달했던 전년동월대비 수입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8월 7.5%에서 9월에 0.2%로 뚝 떨어지더니 지난달엔 1.4% 하락반전한 것. 월단위 수입물가가 1년전보다 낮은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수입물가가 크게 하락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국제유가의 안정 때문. OPEC의 감산발표에도 불구하고 실제 감산이행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미국 허리케인 시즌 종료, 미국 석유제품 재고 증가 등으로 원유값이 한달새 6% 가까이 하락했다. 또 액화천연가스 등 다른 연료광물 수입가격도 줄줄이 떨어졌다.
원자재 수입물가는 전달보다 2.0% 하락했다. 특히 전달에 8% 가까이 급락했던 기초원자재가 지난달에도 추가로 2.9% 떨어졌다. 니켈, 아연금속 등 비철금속소재가 1.7% 올랐지만 국제유가 하락의 효과가 워낙 컸다. 중간원자재 역시 국제유가 하락과 수요 감소로 인해 석유제품과 화학제품 등이 내리면서 전달보다 0.9% 내렸다.
자본재는 엔화 약세 영향으로, 소비재는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각각 전달대비 0.8%와 0.6% 떨어졌다.
웨이퍼가공장비나 프레스기 등 일반기계의 경우 대다수 제품이 엔화 약세 영향으로 가격이 하락, 전달대비 0.8% 내렸다. 전기전자제품 역시 원재료비가 상승한 컴퓨터 등은 올랐지만 엔화약세 영향에 경쟁심화까지 겹친 현금자동처리기, 인덕터 등이 하락하면서 0.2% 떨어졌다.
소비재는 내구소비재가 0.3% 올랐지만 비내구재가 1.2% 떨어졌다. 특히 비내구재중 쇠고기는 공급이 줄면서 전달보다 7.4% 오른 반면, 휘발유, 등유, 냉동어류 등이 주로 내렸다.
수출물가는 전달보다 1.5% 하락했다. 전년동월대비로도 3.6% 떨어져 전달 1.7%에 비해 낙폭이 더 커졌다. 농수산품의 경우 재고증가와 수요감소로 전달보다 3.3% 하락했고, 공산품도 유가하락 여파로 석유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수출가격이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