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최근 대법원 판결을 통해 2인 조합 관계 종료 후 발생한 분쟁 사례를 쉽게 풀어 설명하고자 한다. 이 사건은 조합 탈퇴와 해산의 차이, 어떤 청구를 해야 하는지, 소멸시효는 언제부터 계산되는지, 소송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등 다양한 쟁점을 담고 있어, 2인 조합 관계를 정리하고자 하는 분들께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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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원고와 C는 피고를 상대로 “조합이 해산됐으니 남은 재산을 나눠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아직 청산 절차가 끝나지 않았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21년 C가 사망하면서 조합은 원고와 피고, 두 명으로 구성된 2인 조합이 됐다.
조합 탈퇴는 조합원 한 명이 조합에서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조합 자체는 남은 조합원에 의해 동일성을 유지하며 존속한다. 2인 조합에서는 한 명이 탈퇴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이 해산되거나 별도의 청산 절차를 밟지 않는다.
반면, 조합 해산은 조합이 아예 없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조합의 목적 사업을 중단하고, 남은 재산을 정리하는 단계, 즉 청산에 들어간다.
탈퇴한 조합원은 민법 제719조에 따라 탈퇴 당시 조합 재산 상태를 기준으로, 자신이 낸 몫(지분)에 해당하는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지분 반환 청구). 이는 조합 해산에 따른 잔여재산 분배 청구와는 다른 개념이다. 조합원들에게 분배할 잔여재산과 그 가액은 청산절차가 종료된 때에 확정되므로, 조합원들 사이에 별도의 약정이 없는 이상 청산절차가 종료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잔여재산의 분배를 청구할 수는 없다.
2인 조합에서 한 조합원이 탈퇴하면 조합 관계는 끝나지만, 조합 자체가 해산되거나 청산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조합 재산은 남은 조합원 한 명의 소유가 된다. 이때 탈퇴한 조합원은 남은 조합원에게 자신의 지분에 해당하는 돈을 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지분반환청구권).
원심은 원고의 청구를 ‘조합 해산에 따른 남은 재산 분배 청구’로 보고, “청산 절차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고의 청구가 ‘조합 탈퇴에 따른 지분 반환 청구’가 맞다고 판단했다. 다만, 대법원은 원고가 주장하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은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됐고, 탈퇴 당시에 다른 조합 재산이 있었다는 증거도 없기 때문에 결국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의 결론이 옳다고 봤다.
2인 조합은 사업 운영은 쉽지만, 갈등이 생기면 법적으로 매우 복잡해질 수 있다. 따라서 동업 계약 체결 시 신중하게 검토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이 판결은 2인 조합 관계 종료 시 발생하는 법률 관계를 명확히 하고, 소송 절차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향후 유사한 분쟁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하희봉 변호사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학과 △충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제4회 변호사시험 △특허청 특허심판원 국선대리인 △(현)대법원·서울중앙지방법원 국선변호인 △(현)서울고등법원 국선대리인 △(현)대한변호사협회 이사 △(현)로피드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