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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고, 미국 코넬대 경영대학원을 나온 차 회장은 쌍용제지·한국피앤지(P&G)·해태제과 사장 등을 지내고 LG생활건강으로 자리를 옮겨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표이사를 맡았다.
차 회장은 18년간 LG생활건강 대표이사를 지내며 17년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을 증가시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차 회장의 취임 첫 해 1조원이었던 LG생활건강의 매출은 지난해 7조원 수준으로 늘었다. 2005년 1분기부터 2021년 3분기까지 1개 분기를 제외하면 66분기 연속 영업이익 증가라는 기록도 세웠다.
이러한 성장세를 이끈 데에는 총 28건에 달하는 굵직한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부별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북미·중국·일본 등으로 시장을 확대한 전략이 주효했다. 이른바 ‘차석용 매직’이 통하면서 LG생활건강은 국내 뷰티 업계 1위이자 글로벌 기업으로 올라섰다.
휴젤은 차 회장의 영입으로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차 회장의 에스테틱 분야 노하우와 해외 시장 개척 경험을 바탕으로 보툴리눔 톡신, 필러, 화장품 등의 글로벌 전략을 고도화하고, 신규사업 개발 활동 강화를 통해 성장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휴젤은 주요 품목인 보툴리눔 톡신 ‘보툴리눔’과 필러 ‘더채움’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 업계에서는 차 회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들어서면서 브렌턴 엘 손더스(Brenton L. Saunders) 전 의장이 이사회에서 물러난 점도 눈여겨 보고 있다. 휴젤의 이사회 의장이었던 손더스 전 의장은 지난해 6월 29일 임시주주총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 선임됐던 인물이다. 당시 휴젤은 손더스 전 의장이 보툴렉스 해외 영업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손더스 전 의장은 쉐링프라우, 바슈롬, 포레스트 래버러토리스, 베스퍼헬스 등 다양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에서 임원직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특히 그는 엘러간(현 애브비) 최고경영자(CEO)와 회장으로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톡스’, 필러 브랜드 ‘주비덤’ 등의 성공을 이끌고 2020년에는 애브비와 약 80조원 규모의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다.
손더스 전 의장은 과거 최고경영인(CEO)과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바슈롬 의장직을 다시 수행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더스 전 의장은 이사회에서는 물러나지만 휴젤에서 신설될 자문위원회 의장으로서 휴젤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10개월 만에 이사회에서 물러나면서 지난해 10월 부여한 151억원 규모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부여는 취소됐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일각에선 휴젤이 기존 보툴리눔 톡신·필러 위주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보툴리눔 톡신·필러 사업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7.31%에 달한다. 이외에는 화장품 사업이 7.16%로 그나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의료기기 사업의 경우 뇌질환 중재술용 의료기기 판매사업을 지난해 9월 중단하면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대로 줄었다.
따라서 기존 사업 중에서 화장품 사업의 비중을 높이거나 M&A를 통해 신사업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휴젤은 화장품 브랜드 ‘웰라쥬’를 2015년 론칭한 이후 올리브영에 입점시키고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차 회장이 LG생활건강을 생활용품 전문업체에서 종합적인 K-뷰티 업체로 키운 만큼, 휴젤도 글로벌 토탈 메디컬 에스테틱 업체로 성장할지 기대된다.
◇차석용 휴젤 회장 약력
△1953년 서울 출생
△1974년 경기고등학교 졸업
△1982년 뉴욕주립대학교 경영학(회계학 전공) 학사
△1984년 코넬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MBA)
△1985년 인디애나대학교 로스쿨 수학
△1985년 미국 피앤지 본사 입사
△1996년 피앤지 아시아 템폰 사업본부 사장
△1998년 피앤지 쌍용제지 대표이사 사장
△1999년 미국 피앤지 한국총괄사장
△2001년 해태제과 대표이사 사장
△2004년 12월 LG생활건강 대표이사 사장
△2007년 10월 코카콜라음료 대표이사 사장
△2011년 12월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
△2023년 3월 휴젤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