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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진단에 치료의 관건이 달린 심근경색을 단시간에 판별할 기술의 유효성이 입증됐다. 미국의 인공지능(AI) 기반 의료기기 개발 전문회사인 RCE 테크놀로지(Technologies)의 손목 장치(밴드형) ‘트롭센서’(Tropsensor)가 주인공이다.
혈중 트로포닌 수치를 5분 만에 측정해 심근경색을 진단하는 게 특징이다. 트로포닌은 심장근육 수축에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심근경색 등으로 심장에 손상이 발생할 경우 혈중 트로포닌 수치가 상승한다. 트로포닌이 일정 수치 이상이면 심장에 손상이 발생했음을 나타낸다.
영국의 데일리 메일은 럿거스 대학 의대 심장 전문의인 파르토 센굽타 교수 연구팀이 트롭센서의 심근경색 진단 정확도 임상시험에서 유효성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인도의 5개 메디컬 센터에서 심근경색이 의심되는 환자 239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심근경색 진단 정확도가 90%로 나타났다. 이 환자들에게는 트롭센서를 착용하게 하는 동시에 혈액 샘플을 채취, 혈중 트로포닌 수치를 측정하고 심장의 전기신호를 기록하는 심전도 또는 심장의 혈류 상태를 보여주는 관상동맥 조영술을 시행했다.
트롭센서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환자는 음성이 나온 환자에 비해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폐쇄됐을 가능성이 4배 높았다. 다만 트롭센서를 착용하는 사람의 피부 색조, 손목 크기, 피부 건강 등 다른 요인들이 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추가 연구와 장치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 심장 학회와 세계 심장 학회 연례 합동 학술회의에서 공개됐다.
대퇴골의 골밀도를 통해 일부 치매를 진단할 가능성도 열렸다.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는 네덜란드 에라스뮈스 대학 메디컬센터의 모하마드 이크람 역학 교수 연구팀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내놨다고 보도했다.
치매가 없는 노인 3651명(평균연령 72.3세, 여성 57.9%)을 대상으로 진행된 전향적 인구 동일 집단 연구인 ‘로테르담 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이들은 평균 11.1년의 추적 관찰 기간에 18.8%가 치매 진단을 받았다. 그중 76.7%는 알츠하이머 치매였다.
전체 연구 대상자 중 약 27%는 치매 위험이 매우 높은 변이 유전자(ApoE-e4)를 지니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대퇴골 경부의 골밀도 표준편차(평균값)가 1단위 낮아질 때마다 모든 형태의 치매 위험은 12%씩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은 14%씩 커졌다.
대퇴골 경부의 골밀도 최하위 3분의 1그룹은 최상위 3분의 1그룹보다 치매 발생률이 2.03 배 높았다. 그러나 이는 남성에만 해당했다. 대퇴골 경부 골밀도가 낮은 남성은 모든 형태의 치매 위험이 56% 높았다. 여성은 대퇴골 경부 골밀도와 치매 사이에 연관이 없었다.
ApoE-e4를 갖지 않은 노인들만이 대퇴골 경부 골밀도가 낮을 때 치매 위험이 3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변이 유전자를 가진 노인들은 대퇴골 경부 골밀도가 치매와 연관이 없었다.
연구팀은 퇴골 경부 골밀도 손실이 치매의 임상적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 시작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실렸다.